[정치/군사]
...높아지고 도시화가 진전되는 가운데 우리는 전 지구적 생활양식이 대단히 급속히 변화하는 것을 경험했다.
한편, 냉전은 미국의 힘이 떠오르고 그 힘을 공고화하는 문제였다. 냉전은 또한 그것을 넘어서는 의미였다. 곧 소련식 공산주의의 패배와 유럽에서 유럽연합을 통해 제도화된 민주적 합의라는 형태의 승리에 관한 문제였다. 중국에서 냉전은 중국공산당이 실행한 정치적·사회적 혁명을 의미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냉전은 냉전의 이데올로기 분단선을 따라 사회가 점차 양극화됨을 의미했다.
이 책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세계 차원에서 벌인 냉전의 의미를, 그 모든 다양한 양상과 때로 혼란스럽게 한 모순으로 보여 주고자 한다.
[사회/문화]
... 여성의 차이만이 아니라, 여성들 내부의 차이도 용인하면서 운동을 일구려는 자세에서 비롯한다. 곧 여성들은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다양한 의미들을 만들기 때문에, 지식은 보편화될 수 없다.”(49쪽)는 인식 하에 여성들이 서로 다른 위치에서 전쟁을 바라본다는 것을 인정하고, 바로 그 차이에 대한 긍정에서, 여러 다양한 실천, 욕망, 삶의 면면을 포괄하고 횡단하면서 새로운 운동을 만들어 가려는 것이다. 이는 바로 지금 기성 좌파의 붉은색을 대신할 더 다층적이고 개방적이며 창조적인 여성반전평화운동의 핑크빛 물결을 도래시키고 있다.
‘여성’, ‘반전’, ‘평화’의 키워드를 융합시킨...
[사회/문화]
...역설한다.
『살아남은 여자들은 세계를 만든다』에서 저자는 전통적인 학술적 글쓰기에 갇히지 않고 산문, 소설, 편지 등의 형식을 적극적으로 차용함으로써 북조선 여성들의 역동적인 삶을 복원해낸다. 사회과학적 연구와 통찰에 기반한 상상력을 덧입혀 소개하는 다양한 여성들의 서사는 전쟁, 분단 등의 역사적 파고 속에서 한 여성의 삶이 어떠한 궤적을 그렸는지 추적하는 곡진한 기록이다. 여성 한명 한명의 삶은 분단체제가 압도하는 한국사회의 모순을 폭로하고, 국경을 초월해 작동하는 가부장제의 민낯을 파헤친다. 한편으로 전쟁과 같은 일상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국가와 민족이라는 거대한 구조를 극복하는 여성들의 실천이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이 책은 분단이라는 한반도적 사회구조를 여성의 경험, 인식, 감정의 층위에서...
[학술논문] 통일교의 민족주의와 세계주의 융합 과정 연구 -창교자의 출생(1920)에서 창교(1954)까지-
...고찰의 주요 연구 대상인 통일교는 신종교들의 정신을 계승하면서, 일제가 준박해의 고통과 공산주의가 일으킨 동족상쟁의 전화(戰禍)를 극복할 새 이념으로서축복가정 확대를 통한 민족주의와 국제주의와 세계주의가 결합된 축복민세주의(祝福民世主義)로 출발하였다. 창교자의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경험한 민족적 슬픔 체험과 기독교적 회심의 종교경험이 창교의 기반을 민족주의와 국제주의와 세계주의로 융합시켰다. 종교는 인간이 처한 비실존적인 삶에 대한 총체적 반응이 되어 왔고, 앞으로도되어야 한다. 따라서 한국 신종교는 조선말기의 위기를 이끌었던 전통을 계승하여서 과거와 달리 더욱 복잡하고 다양한 모순을 갖고 있는 현 시대의 한국과 세계를아울러 이끄는 세계적 신종교가 되어야 할 것이다. 통일교도 그런 과제 수행에 진력하고 있다.
[학술논문] 탈북 디아스포라 문학의 새로운 양상 연구 ― 이응준의 『국가의 사생활』과 강희진의 『유령』을 중심으로
...디아스포라들의 현존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는데 효과적으로 기능하고 있다. 『국가의 사생활』과 『유령』은 분단 현실을 형상화하는 젊은 세대들의 새로운 감수성을 표출하고 있다. 이념과 체제를 넘어선 이들의 서사적 자의식은 기존의 분단소설이 지닌 엄숙함과 당위적 외침을 넘어 탈분단 문학을 향한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장르의 서사 양식을 작품 속에 수용하여 분단체제의 모순에 적극적으로 응전하고 있다는 점은 강조할 만하다. 탈북 디아스포라를 서술의 주체로 등장시키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을 요한다. 지금까지 탈북자의 삶을 형상화한 작품들은 탈북자를 바라보는 관찰자의 시선을 중심으로 서술되었다. 이응준과 강희진의 작품에서 비로소 탈북자는 스스로의 주체적 시선을 획득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그들’...
[학술논문] 동독의 사회구조 변화에 대한 이론적 논의와 실제: 북한 사회구조의 이해를 위한 시사점 모색
탈냉전시기 북한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모순과 갈등을 비롯하여 사회구조의 변화에 관한 연구결과들이 많이 있다. 그렇지만 이에 관한 연구는 크게 두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으로는 북한의 폐쇄성 탓에 그러한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양적·질적 자료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과 다른 한편으로는 연구자의 북한에 대한 인식과 이에 따르는 방법론적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두 문제를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대안이 없는 현실에서 독일사례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1970년대 사회주의체제 발전의 시기에 동독정권이 사회구조 변화와 내적 갈등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했는지, 또 서독학자들은 동독 사회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어떻게 접근했고 그 연구결과가 어떠했는지를 정리해봄으로써...
[학술논문] 북한 문화협정의 전개양상과 그 특징 ―광복 이후부터 1950년대를 중심으로
...매개로 활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관련 국가로부터 실질적이고 광범위한 원조를 제공 받을 수 있었다. 이 시기 북한의 재정의 상당 부분이 경제협력에 의존하는 상황이었다. 둘째, 북한은 문화협정의 지속적인 체결과 추진으로 문화교류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문화협정에 과학 및 교육, 문학예술, 군중문화, 전람회 조직 및 방조, 공동위원회 설치 등의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였다. 인적, 물적 교류를 통해 폭넓은 협력체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셋째, 북한은 문화협정을 통해 전통적인 친선국가와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 제3세계 국가와의 형제적 친선의 유대를 강화할 수 있었다. 이처럼 북한은 광복 이후 1950년대 문화협정을 통해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북한사회의 경제와 문화를 보다 신속하게 복구하려고 노력했다...
[학술논문] 탈북여성 이주 소설에 나타난 혼종적 정체성
...화학약품 공장이나 창녀촌 시링은 대립되는개념들이 혼재하는 세계로 우연과 부정의 역사를 반복하고 있다. 수직적위계와 수평적 위계질서 속의 현재라는 시점과 여기라는 공간을 점유하고있다. 이 세계는 끊임없이 자기모순으로 혼돈의 현실을 만들어 내는 공간이다. 또 리나가 체험한 국경 지역을 떠도는 세계는 돈만 힘을 발휘하는무정부 상태, 카오스의 세계이다. 국경지역의 노마드적 세계는 매 순간 중심을 이탈하고 끊임없이 일그러지는 원환으로서의 세계이다. 리나는 이런 세계 속에서 자신의 욕망을 무한의 공간 속에서 펼쳐나가면서 다양한 탈영토화를 만들어낸다. 막막한 현실에서 무감각해진 윤리적결핍감으로 인한 허기, 사막이나 초원으로의 무한 공간 여행을 통해서 욕망을 생산하고 체험한다. 현실과 환영과의 혼돈은 언어를 잃어버린 정체성의 혼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