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군사]
...영화는 ‘두 개의 조선’을 보여준다. 150-151
왕청의 모습을 비추는 카메라 앵글과 조명, 주변 배경, 음향효과 등은 문혁 시기 영웅 인물을 묘사하는 연출기법과 유사하다. 왕청은 하늘을 배경으로 고지 위에 당당히 서 있으며, 그의 실루엣은 빛을 받아 더욱 상징적이고 숭고하게 표현된다. 폭탄봉을 든 그의 모습은 단순한 전사 이상의 존재로 형상화되며, 혁명과 조국을 위해 희생하는 영웅적 전사의 이상적 이미지를 구현한다. (…) 왕청의 죽음은 소설 속 샤오류처럼 두 다리를 잃어야만 하는 전쟁의...
[정치/군사]
...충격적이었다. 만약 저 미사일에 전술핵탄두가 탑재되었다면 종심(縱深)이 지극히 짧은 이스라엘에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이미 50개 이상의 전술핵탄두 및 수천 기의 미사일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최첨단 방공무기인 판치르(Pantsir) 도입과 러시아 방공기술의 내재화를 서두르고 있는 북한을 상대로 이스라엘의 ‘일어서는 사자’와 같은 군사작전이 통할 수 있을까? 또한 미국이 스텔스 전략폭격기 B-2와 핵잠수함을 동원해 최신의 벙커버스터 GBU-57 12발과 토마호크 미사일 30발로 이란 핵시설을 기습타격했다는 뉴스 역시 충격적이었다. 그런데 더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란의 3개 핵시설 부지가 크게 파손됐지만 일부는 여전히 건재해 이란이 수개월 내에 다수의 원심분리기 캐스케이드(cascade)를 재가동하여...
[정치/군사]
...토론회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핵무기 사용과 위협을 불법으로 단죄할 수 있는 법리를 확립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또한 1·2차 토론회 성과를 바탕으로 2026년 뉴욕에서 개최될 예정인 원폭국제민중법정 국제조직위원회가 구성되었다. 국제조직위원회는 한국의 강우일 전 제주교구 주교, 일본의 히라오카 다카시 전 히로시마 시장, 미국의 존 웨스터 대주교가 공동의장을 맡고 있으며, 법리검토팀, 홍보, 교육, 청중조직, 운영 팀으로 구성되어 현재 뉴욕 민중법정을 준비하고 있다. 국제파트너단체로 국제반핵법률가협회(IALANA), 국제화해위원회(IFOR), 일본반핵법률가협회(JALANA), '죽음의 상인 전쟁범죄' 민중법정추진위원회(Merchant of Death War Crimes Tribunal)...
[사회/문화]
...해방부터 1950년대까지는 한민족이 일제의 속박에서 벗어났지만 이념 갈등과 한국전쟁을 겪으며 두 개의 나라로 쪼개진 분단의 시작점인 시기이다. 한국사의 이와 같은 흐름은 여성의 인간(시민)적 자유를 턱없이 제한하는 원인이 되었다. 이데올로기 갈등 속에서 여성해방의 의제는 먼 미래로 유예되었고, 남성을 민족적 개발 전사이자 방위군으로 내세운 초남성적 근대화가 본격화한 1960년대에 이르면 여성들은 지극히 사인화된 존재로 위치 지어지기 때문이다. 이 시기 여성 주체들은 근대화가 본격화하기 이전보다 다양한 모습으로 가부장제를 심문한다. 가정을 박차고 나온 ‘노라’와 이데올로기를 이야기하는 여성 혁명가, 모 가장, 전쟁미망인, ‘양공주’ 등 가부장제의 지정석을 벗어난 여자들이...
[경제/과학]
... 그러나 북한은 2023년 말 이후 남북한은 적대적인 ‘두 개의 국가’라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철저한 타국’이자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한다고까지 했고, 핵 무력을 사용한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북한주민의 일상생활에서 통일과 민족 관련 단어들을 금지했으며,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하는 ‘헌법’ 개정도 했다.
이와 같은 북한의 ‘두 개의 국가’ 주장은 지난 80여년 동안의 인식과는 완전히 반대로서 향후 남북관계의 근간을 바꿀 수 있는 주장이다. 따라서 ‘두 개의 국가’ 주장의 핵심 내용과 의도에 대해 살펴보고, 한반도 통일에...
[학술논문] ‘상시전비국가(Nation-in-Arms)’ 개념의 북한 적용 가능성
...군사국가적 특징을 분석한다. 본 연구에 의하면 북한은 ‘권위주의형 상시전비국가’에 속하며, 다른 어떤 상시전비국가에 비해 강한 군사적 성격을 띠고 있다. 본 연구는 1962년 북한이 ‘경제-국방병진노선’과 ‘4대군사노선’을 수립한 것이 ‘상시전비국가’로의 중요 전환점이 되었으며, 1960년대를 통과하면서 ‘상시전비국가’로 전환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는 두 개의 노선 수립 이후 북한의 국가체제가 ‘상시적으로 전쟁이 가능한 상태에 있는 무장국가’로 전면적으로 전환되었으며, 1960년대를 거치면서 ‘상시전비’를 위한 제도적 골격 및 내용들이 완비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학술논문] 잡지 『조선문학』의 합평회를 통해 본 전쟁기 북한희곡의 검열 연구
본고는 한국전쟁기 북한 문학의 비평 장치 혹은 사후 검열제도인 ‘합평회’를 중심으로 북한희곡의 검열 방식을 파악하고, 이 같은 방식이 당대 북한 극문학의 흐름과 맺는 관련성을 조명하고자 한다. 전쟁기는 문학예술에 대한 완벽한 통제가 어려운 시점이었다는 점에서, 이 시기 연극장 분석을 통해 일인독재체제가 고착되기 전 북한 당국의 문학예술에 대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읽어볼 수 있을 것이다. 본고의 경우 한국전쟁 시기 북한희곡의 검열 제도와 텍스트를 함께 분석함으로써 전쟁기 연극 및 북한연극에 대한 기존 연구사의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려 한다. 해방 후 『조선문학』에 연재됐던 합평회는 좌담회의 형식을 빌린 문학 검열 방식으로, 작품의 창작자를 합평회장에 동석하게 한 다음 궁극적으로 자기비판을...
[학술논문] 이태준, 최대다수의 행복을 꿈꾼 민주주의자 - 해방 이후 이태준의 사상과 문학
...토지혁명의 과정과 그 정당성을 기술한 소설 <농토>(1947)를 통해 표현하였다. 하지만 중간파는 기본적으로 점진적 사회 개혁을 지지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계급투쟁을 통한 급격한 변혁을 당연시 하는 공산주의자들과는 다른 위치에 있었다. 더욱이 1948년 남과 북에서 두 개의 국가가 성립되고, 남과 북의 지도자들이 무력적 수단을 통한 독립을 주장하는 분위기 속에서 이태준과 같은 중간파가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었다. 한국전쟁 직전에 출판된 <먼지>(1950)는 표면적으로는 남과 북의 대결에서 인민주권을 토대로 한 북한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내적으로는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방식을 통한 통일독립국가의 건설이 불가능하며 이를 지향했던 중간파의 역사적 임무가 종결되었음을 시사하였다.
[학술논문] 일그러진 조국-검역국가의 병리성과 간첩의 위상학
...‘일본’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점은 다른 동포들과는 차별화되는 재일조선인의 상황을 복기하게 만든다. 북한과 일본이라는 두 항에 매개됨으로써 재일조선인의 상황은 한층 더 복잡해졌던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냉전의 시간’과 ‘탈식민의 시간’의 중첩으로 인해 빚어지던, 한 가족의 신체에 켜켜이 쌓여가던 ‘불가상성(不可想性)의 시간’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이 글은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하여, 재일조선인 간첩사건이 갖는 정치적ㆍ문화적 의미를 논고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맥락을 구성했다. 그중 첫 번째는 ‘두 개의 한국’에 의해 ‘재일조선인’이 국가적 관심의 대상으로 발견되는 과정을 맥락화하는 일이다. 해방...
[학술논문] 숙적관계 이론의 남북한 분쟁관계 적용 가능성 검토
본 연구는 1816년, 근대 민족국가 성립 이래로 반복된 분쟁이 유지되고 있는 국가 간 숙적관계의 종식과 평화정착에 관한 관심으로 진행되었다. 이는 한반도 당사자인 남북한 주민들의 문제이자 미래세대가 직면할 중대 과제이기도 하다. 전쟁이 끝나지 않은 분단국가에 살면서도 상대 체제와의 반복된 분쟁이 한반도 내 정치화되고 고착화되어 가는 모습은 두 개의 한국이 상정하는 통일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먼저 숙적관계 개념과 이 개념을 한반도에 적용하기 위해 진행되었던 국내 선행 연구를 돌아보고 있다. 그리고 대표적인 숙적관계 연구자인 Thompson 과 Diehl & Goertz 의 개발 모델인 MID(Militarized Interstate Dispute) 모델과 사회심리적 과정 모델에 착안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