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한 조선족 여성의 가족사를 통해 본 디아스포라 경험과 생활사: 1932년생 박순옥의 삶을 중심으로
...주체의 경험이 비가시적인 형태로 생성, 배열, 간직되므로 경험의 저장고에 해당한다. ‘기억의 환기’는 지나가버린 사건이나 삶의 양태 및 인식, 태도, 신념, 믿음, 가치지향 등의 비가시적인 문화 양상들을 현재로 불러내어 살아 생동감 넘치게 만드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코리안 디아스포라 초기 세대일수록 이주와 적응, 생활사에 대한 기록의 가능성은 더 희박하므로 심층 면담에 의한 기억의 환기 방식이 연구 방법론으로서 유효하다. 심층 면담에 의한 구술생애사의 기록과 해석은 코리안 디아스포라 이주와 적응, 생활사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연구전략이다. 본고에서는 두만강 접경지역 한 조선족 여성 노인의 삶을 세 딸의 도움을 받아 기억의 환기 방식으로 접근함으로써 조선족 디아스포라 경험과 생활사적...
[학술논문] ‘난민’ 아닌 ‘난민수용소’, 오무라(大村)수용소 ― 수용자·송환자에 대한 한국정부의 대응을 중심으로
...밀항(密航)과 추방(追放)의 절박했던 사람들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가 일본의 나가사키현(長崎県)에 있는 ‘오무라(大村)수용소’이다. 1950년에 설치되어 일본의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사람들을 수용했던 오무라수용소는 한국과 일본의 국민국가(nation-state) 공고화시기에 국민과 비국민을 분류하고 재배치하는 과정을 정당화한 공간이다. 또한 식민경험 이후 냉전분단체제에서 ‘국민’에 대한 양국의 책임을 전가하며 디아스포라를 양산하는데 기능한 일종의 ‘장치’이기도 하다. 한국정부는 자국민이 ‘난민’되는 밀항과 추방의 구조화 과정을 묵인하며 오무라수용소를 남한 반공국가체제 강화에 활용한 측면이 크다고 하겠다.
[학술논문] 디아스포라, 민족과 자아 그리고 융합의 글쓰기 -재일동포 한국어 수필을 중심으로-
디아스포라(diaspora)로 볼 수 있는 수많은 재외동포들 가운데, 재일동포는 남북한과 일본의 정치적 역학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남다른 이주와 정착의특수한 위치에 놓여 있는 셈이다. 재일동포 문학은 이들의 삶을 고스란히보여주고 있다. 그 문학 가운데, 재일동포 한국어 문학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민족의 사회・문화적 궤적을 살피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서그것은 새로운 문학사 관점인 통일 문학사의 기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그 한국어 문학 가운데 수필 장르는 개인적 경험을 단순히 서술하는것이 아니라 글쓰기를 통해 가장 솔직하면서도 내면적 깊이가 발화되고, 디아스포라로서의 상흔을 스스로 치유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재일동포 한국어 수필은‘민족, 자아, 그리고 융합’이라는...
[학술논문] 복 없으니 고생이지: 한국 사회의 변화와 ‘피난민’ 장씨의 생애이야기
이 글은 한국전쟁으로 이북에서 피난 나와 속초시 청호동에서 살아 온 노년 여성 장씨의생애이야기에 대한 분석이다. 한국 전쟁이 끝난 지 60여 년이 지난 시점에서 청호동 할머니의 생애를 피난민으로서 여성으로서 또한 지방민으로서의 삶으로 재조명해보는 것은 정치경제 분석에 치우친 근현대의 한국 사회연구에서 필요한 작업일 것이다. 장씨의 피난 경험과 이남 사회에서의 정착과정은 극단적인 생활고 속에서 가족을 새로 구성하고 자신과 가족의 삶을 묶어서 생존해나가는 과정이었다. 가족 관계에서, 특히 남편이사망한 상황에서 노동은 자식을 먹이고 교육시키기 위한 것이었고 어머니의 역할을 다함으로써 가족관계를 유지하는 활동 그 자체였다. 장씨의 고생 서사는 자기부정으로 흐르지 않고피난민 세대의 정체성을 구성하며, 국가 전체가 함께...
[학술논문] 탈북이주민을 위한 문화교육의 한 방향 - <단군신화>·<주몽신화>를 중심으로
본고는 분단-다문화 시대에 점차 증가하고 있는 탈북이주민의 존재를 문화적 디아스포라라는 입장에서 파악하였다. 그리고, 현재 남한에 거주하고 있는 2만여 명의 탈북이주민들이 온전히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인문학적 사유 방식과 배경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문화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본고에서는 필자가 <통일을 바라보는 인문학> 시민인문강좌를 진행하면서 만났던 탈북수강생들의 인식을 설문조사한 내용과, <단군신화>・<주몽신화>가 갖는 문화교육 텍스트로서의 의미를 분석하였다. 그리고, 탈북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문화교육에서 <단군신화>・<주몽신화>가 갖는 의미를 ‘문화정체성 모색을 위한 집단서사로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