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형제국가들의 역사전쟁: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의 기원
...배경으로 북한문제와 상시적으로 대면한 한국 입장에서 주변국 관계에 연쇄적인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우크라이나 카드는 분명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할 변수다. 하지만 기존 한국의 언론보도는 단순한 이분법 구도로 일관해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사태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국제정치적 해석 만이 아니라, 그 구도 뒤에 숨은 기원과 배경에 대한 맥락적 이해가 동반되어야 한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사태와 크림 합병의 표면 아래 잠복한 것은 소련의 인위적인 ‘민족(국민)국가 창조’와 ‘토착화’ 과정과, 보다 보편적으로는 ‘상상의 공동체’나 ‘민족의 발명’ 같은 테제에 논쟁적으로 함축된 근대(성)의 문제와 긴밀하게 관련된다....
[학술논문] 북한 전쟁영화의 기억법과 소구법: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남한 전쟁영화와의 비교를 통해 본 북한 전쟁영화
...전쟁을 비극이 아닌 영웅적 행위로 기억하고자 하는 것이다. 셋째, 이 영화들은 적은 미국이지 남한이 아니라는 것을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있다. 이는 종래의 스탈린주의적 민족관에서 벗어나 향후 남한을 한 민족으로 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 과도기적 성격을 보여준다. 넷째, 이 영화들은 드라마적 감동 뿐만 아니라 스펙터클한 공중전과 액션장면, 거기에 뮤지컬적 요소 등을 선사함으로써 오락적으로도 만족감을 준다. 이는 인민성의 강조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인민성은 대중성과 인민다움이 합해진 개념으로서, 인민성의 강조는 북한영화에서도 대중성과 오락성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이자 오락성이 극대화된 하나의 예로서 북한 전쟁영화는 북한을 보편성에 입각하여 이해하는 데에 기여한다.
[학술논문] ‘본질찾기’에서 ‘맥락이해’로: 재일조선인과 한국인의 문화공존
...제안하는 것이다. 한국인은 통일을 사유할 때 거의 자동적으로 “통일은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는 길”이라는 명제를 떠올린다. 이러한 ‘민족 동질성 회복론’은 한국인과 북한 주민, 북한이탈주민, 코리언 디아스포라와의 만남이 본격화된 1990년대 이래 확인되는 다양한 문화충돌의 핵심 원인이다. 따라서 재일조선인과 한국인의 문화공존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일단 한국인이 ‘동질성 신화’로부터 벗어나는 게 시급하고, 나아가 재일조선인과 한국인 모두 상대방의 역사, 상대방이 처해있는 정치・경제・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수자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재일조선인 이해 교육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 이 글의 결론이다.
[학술논문] 해방 전후 북한체제에서의 강소천 아동문학 연구
...북한에서도 서정성을 바탕으로 타자의 담론을 편집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는 1947년 이후 북한 체제에서 북조선문학예술총동맹의 아동문학위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주체의 담론인 ‘고상한 사회주의’와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것은 그가 1930년대 카프의 계급담론을 서정적으로 편집하여 감각적인 동시로 현실에 대응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른바 북한의 ‘평화적민주건설시기’인 해방직후에 강소천의 문학적 사유를 구성하는 담론체계는 북조선문학예술총동맹의 담론을 복제한 것일 뿐 이었다. 즉 그것은 학습된 타자의 세계관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의 문학은 일제 강점기와 해방직후 평화적민주건설시기와는 차이가 있다. 그것은 문학의 주체를 구성하는 담론구성체의 차이인데...
[학술논문] 탈북이주민의 지역사회 정착갈등에 관한 문화적 분석:자생적 조직 활동과 상호 문화적 실천을 중심으로
...양상으로 전개되어 왔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남북 분단체제에서 남한사회는 탈북이주민을 동포로 호명하면서도 사실상 남한사회의 이해와 필요에 따라 이데올로기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소비해 왔다. 본 논문은 이러한 관행이 어떻게 지역사회 속에서 구체화되며 정착갈등요소로 작동하는지에 관하여 세 지역을 중심으로 분석한다. 탈북이주민의 지역사회 정착갈등이 일어나는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탈북이주민의 의식구조와 생활양식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 또한 남한사회가 자신의 이해와 필요에 의해 탈북이주민을 도구적으로 활용해 온 측면이 분석되어야 한다. 이주지 사회에서 생존 기반이 취약한 탈북이주민은 북한식 의식구조와 생활양식을 기반으로 남한사회의 부정의한 이주민 동원 관리 방식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며 과잉 정치화된다. 그러나 이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