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루이제 린저의 동양 호기심과 ‘밝은 독재’ 국가 북한, 그리고 윤이상
...아니라 서구 문명의 대안적 가능성을 탐색하는 사유의 장으로 활용함으로써, 오리엔탈리즘이 내포하고 있는 동양에 대한 서양의 우위성을 역으로 뒤집었다. 린저가 북한을 여행하면서 본 것은 실재하는 북한 사회라기보다는 그가 북한을 통해 보고자 원했던 그 자신이 꿈꾸는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였다. 린저는 북한의 전체주의적인 성격과 비억압성을 함께 목도하면서, 그 모순성을 ‘
밝은
독재’라는 은유적인 단어로 표현했다. 북한의 인민들은 강압에 의해서가 아니라 지도자 김일성이라는 초자아 속에서 자기검열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보았으며, 여기에는 유교적 전통이 작동하고 있다고 이해하였다. 이러한 이해 방식은 스즈키 마사유키의 수령제 사회주의론과 브루스 커밍스의 사회주의적 조합주의 국가론과 일맥상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