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관광]
...과정은 모두 제국주의의 팽창과 침탈 과정에 연결돼 있었으며 그 길들은 청일전쟁, 러일전쟁, 중일전쟁, 아시아-태평양전쟁 등의 전쟁 수행을 위한 후방의 병참기지로서 서울이 질적으로 변화하는 과정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했다. 길이 놓이는 자리에 살던 사람들은 삶의 터전에서 내쫓기고 길을 놓기 위한 노동에 강제로 동원됐다. 그렇게 그들은 스스로의 삶을 모던적으로 변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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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시간 동안 구보가 관찰한 식민지 수도 경성은 어딜 가나 두통과 우울을 불러오는 공간이다. 근대적 도시와 전근대 공간이 무자비하게 충돌하는 중층적 공간에서 전근대와 근대의 생활방식은 혼종된 채 표류하는 모습이다. 이후 구보가 창작한 소설이 바로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이 아닐까...
[사회/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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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가 등장인물의 성격이 조금 풍부하게 했을지 모르지만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벗어나지는 못한다. 저자가 분류한 특수한 인물들은 긍정적 인물인 영웅들을 따르는 보조적 인물이며, 카멜레온적 변신하는 인물들은 부정적 인물군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또한 고난 승리의 서사는 여전한 상황에서 조금 더 현실성을 갖춘 인물을 추가했다고 해서 큰 변화가 일어났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변화는 긍정적 인물을 중요시하는 혁명적 낭만주의에 기반을 둔 ‘사회주의 리얼리즘(고상한 리얼리즘)’의 작은 변형에 불과하며, 이후 진행되는 ‘주체 문학’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통일/남북관계]
...협상으로 결정될 수 없는 만큼, 통일을 향한 여정이 민중의 자발적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함을 시사하며, 동아시아가 화해와 협력의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통찰을 제시한다.
통일정체성의 개념
이 책은 통일정체성의 이론적 토대를 다지며, 분단체제로서 한국과 중국이 통일정체성을 어떻게 형성하고 변형해 왔는지에 주목한다. 통일정체성은 단일하고 고정된 것이 아니라 동질성과 이질성의 이중운동 속에서 시대적·사회적 조건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가변적 현상임을 제시한다. 여기서는 각국 민중들이 분단을 통해 어떻게 집단적 정체성을 구성하고 인식하게 되었는지를 심층 분석하며, 특히 한반도와 대만해협에서의 긴장과 상흔이 통일정체성에 미친 영향을 조명한다...
[정치/군사]
...시작한다는 경험은 좋고, 싫음의 문제가 아니다.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하는 숙명 같은 것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사회적 관계 속에서 체제와 이념의 틀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선택의지와 상관없이 수용해야 하는 요구들이 또 얼마나 많은가. 그 속에 실타래 감듯이 극단의 중심축들을 통해 진영의 이념을 확장해 나간다. 한반도 분단의 공간에서 자석과 같이 붙여지는 변형된 이데올로기 저편에 사회주의가 공존한다.
분단 80년을 향한 지금의 시점에 이르기까지 남북관계는 현상의 접점을 모색하며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오고 있다. 목표를 정하고 방향을 향한 동반 진행은 도달점으로 조금이라도 접근하는 것이 순리라면, 여전히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한반도의 지형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강제된 분단의...
[경제/과학]
...과정(2000~2010)과 김정은 시기 경제개혁 의제 부활·시범 조치·완성·정체·후퇴 과정(2012~2023)을 분석했다.
정책은 한 번의 공식결정으로 끝나지 않는다. 당국의 공식결정은 행동으로 나아가는 길목에 있는 한 정거장에 불과하며, 그 실행과정에서 끊임없는 누수(漏水)와 변형이 생긴다. 이 책에서는 왜 그 같은 조치가 선택되고 변형되는지를 규명한다. 경제정책 결정의 배경으로 경제적 효용 극대화 등 경제적 요인에 대한 분석은 경제학자의 의견을 참고하면서, 여기서는 주로 권력관계 혹은 관료들의 행태 등 정책학적 혹은 정치적 맥락에서 정책결정과정을 해석했다.
이 연구를 하게 된 배경에는 북한 정책결정체계의 특징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학술논문] 20세기 북한지역 단오의 지속과 변화에 대한 고찰-식민지 시기 단오의 양상과 6.25 이후 사회주의적 변용을 중심으로-
...창출 그리고 지속과 단절의 국면들을 역동적으로 거쳐왔다고 할 수 있다. 구한말에서 식민지 초기 남한에 비해 성행했던 북한지역의 단오는 조선인들의 전통적인 세시풍속일 뿐 아니라 놀이와 여가, 유흥에 있어 중요한 명절이었음이 기록을 통해 자세히 나타나고 있다. 이후 식민지 말 전시체제기 향토오락론으로 표상되는 시대인식은 단오행사를 운동회 혹은 경기방식으로 변형시키기도 했으며, 사회주의화 이후부터는 씨름과 그네뛰기가 민족체육으로 부상되어 사회주의 명절로 시기를 옮겨 이어져오게 된다. 이후 북한에서 단오는 1980년대 말 민족제일주의의 사상적 기조 속에서 전통명절로 창출되는 과정을 거치며 여름철의 전통적 세시로 확산되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2005년 공휴일 지정에서 제외되면서 북한정권 차원의 단오에 대한 강조는 거의...
[학술논문] 임진강대의 중부 고생대층: 임진계
...확장된 ‘임진해’가 존재하였으며, 따라서 임진계가 현위치에서 퇴적된 것으로 해석하였다. 임진계는 분포 지역에 따라 심한 층서적 편차를 보이며 국지적으로 두꺼운 층후를 보인다. 최근 북한의 임진계 분포지 도처에서 충상에 의한 지층의 역전과 반복이 보고되었으며, 남한에 분포한 임진계의 연장부인 연천층군의 퇴적기원 변성암 또한 고도의 압축변형작용에 기인한 것으로 알려져, 임진계 분포지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습곡-충상단층대가 형성되었음을 시사한다. 연천층군이 임진강대의 북부로 가면서 점진적으로 고변성대에서 저변성대로 바뀌는 사실로 미루어볼 때, 경기육괴의 북부지역 및 임진강대는 다비-술루(Dabie-Sulu) 벨트의 연장부로 남중국대지와 한중대지의 충돌대였으며, 임진계는 남중국대지의 연장선상에...
[학술논문] 남북 군사회담의 제약요인과 가능조건
...제약요인을 분석하고 향후 가능조건을 제시하는데 목적이 있다. 그동안 남북 군사회담은 군비통제를 주요 의제로 삼지 못했다. 정치적 현상유지에 대한 공감대, 정치적 갈등 약화 등 군비통제의 필요조건이 결여되고 충분조건 또한 변형되어 나타나는 등 회담의 환경요인이 성숙되지 못했던 것이다. ‘군비부담 조건’은 북한에게 유일한 안보자원이 군사력이라는 점에서 군비통제의 유인요인이 되지 못하며 ‘동맹 조건’은 한미동맹이 상호 억지력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북미관계로 변형되었다. 따라서 남북 군사회담이 실질적인 군비통제의 장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적 현상유지에 대한 합의’를 전제로 ‘상호 억지력의 균형’ 그리고 ‘북미관계의 변화’가...
[학술논문] 대통령 후보자 TV토론에 나타난 현안의 현실 연관성이 젊은 유권자들이 지각하는 현안의 중요성에 미치는 효과
본 연구는 ‘실제 토론’과 ‘가상 토론’이라는 언어 프레임과 ‘후보자의 실제 음성’과 ‘후보자의 변형된 음성’이라는 음성 프레임을 활용해 대통령 후보자들이 강조하는 현안의 관련성이 젊은 유권자들이 지각하는 현안의 중요성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분석했다. 통제실험 결과, 실제 토론과 가상 토론이라는 프레임 유형에 각각 노출된 젊은 피험자들은 토론에서 강조한 현안들의 중요성을 주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프레이밍 효과는 없으나 현안의 중요성 인식은 사후측정에서 증가해 대통령 후보자 토론이 젊은 유권자들의 의제를 설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후보자들이 강조한 현안이 젊은 피험자들의 현실과 연관되는 것이어서 현안의 현실 연관성이...
[학술논문] 판소리의 연변 이식과 전승과정 연구
...주목할 것은 연변창담의 등장이다. 연변창담은 판소리의 형식과 민요의 선율을 바탕으로 재창조되었으며, 지극히 사회주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어 판소리의 중국 현지 접변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실례가 된다. 세 번째 단계는 중국 개혁개방 이후 현재까지이다. 문화혁명 기간 동안 향유 자체가 단절되었던 판소리는 1992년 남한과의 수교 이후 북한의 영향을 받아 변형된 판소리가 아닌, 보다 원전에 가까운 판소리까지 수용하게 된다. 결국 현행 중국 동북지역 판소리는 문화혁명 기간 동안의 단절, 개혁개방 이후 서양문화 수용에 의한 변질, 더불어 남한 수교 결과에 의한 남한 판소리의 수용까지 겹치면서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정책적 지원, 전수관의 건립 등은 연변지역 판소리의 발전을 기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