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군사]
...테제’를 발표하며 인민공화국 수립을 외쳤다. 문서의 마지막 구호는 “스탈린 동무 만세”였다. 반면, 미국에서 돌아온 이승만은 공산주의와의 대결을 직감하고 대중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는 특유의 유머와 통찰로 혼란스러운 민심을 잡아갔고, 역사 속 예외적인 개인으로 평가받는다.
그 무렵 북한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1946년 2월, 북조선 임시인민위원회가 수립되었고, 토지개혁이 단행되었다. 무상몰수·무상분배라는 이름 아래 지주들은 하루아침에 땅을 빼앗겼고, 많은 이들이 학살당하거나 추방되었다. 이 시기부터 주민들이 자유를 찾아 남쪽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남과 북의 분단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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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남북관계]
...추구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이렇듯 다양한 통일론이 오랫동안 통일운동을 해온 저자의 견해이다. 또한 이것은 많은 이들이 여러 세분화된 방안으로 제시하는 한반도 남북의 미래에 대한 생각이기도 하다.
그런데 막상 이 책은 정치적, 정책적 혹은 외교적 방안을 통일의 방법론으로 제시하고 있지 않다. 그보다는 더 근본적으로 북한(북조선)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하는 태도, 즉 우리의 자세부터 살피자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책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저자 엄상현 목사의 박사학위 논문이다. “한반도 통일정책과 한국교회 통일운동에 대한 디아코니아 신학적 평가 - 88선언을 중심으로”(Diakonian Theological Evaluation...
[정치/군사]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정병일의 『북조선 체제성립과 연안파 역할』. 연안파의 정치ㆍ군사적 궤적을 통해 북한의 초기 국가건설에 준 영향력을 역사적으로 재조명한다. 연안파에 대한 분절적 연구를 지양하면서 태동에서부터 1956년 북한종파사건으로 몰락하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정치ㆍ군사적 활동을 재구성하고 있다. 아울러 해방 시기 동북지역에서 조선의용군이 항일연군 간 결합으로 갖는 성격을 중국공산당과의 관계를 통해 비교 분석한다. 저자가 서강대학교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 《북한의 초기 국가건설과 연안파 역할》을 수정ㆍ보완한 것이다.
[사회/문화]
...나아가 오늘날 해방 전후와 혁명을 기억하는 남성들의 내러티브와 여성들의 내러티브에서 나타나는 차이에 주목하며, 남성들의 개인사는 어떻게 민족사의 내러티브와 굳건하게 결합할 수 있었는지, 반면 여성들의 개인사는 왜 민족사의 내러티브와 결합하지 못한 채 주변부 여성사로 밀려나 있게 되었는지 살핀다.
해방 공간에 대한 섬세한 관점과 분석을 기반으로 북조선 평범한 사람들의 사회혁명에 대한 기억과 열망을 보여 주는 이 책은, 북조선을 악마화하거나 타자화하지 않고, 북조선 체제를 그 자체로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나아가 북조선 혁명 당시 평범한 사람들이 품었던 이상과 오늘날 북조선의 현상태를 비교하며, 새로운 관점에서 북조선 역사를 비판적으로 고찰할 기회가 될 것이다.
[사회/문화]
1990년 이후 현재의 시점에 이르는 북한사회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려면 반드시 ‘여성의 관점에서’ 전반적인 사회현상을 해석할 필요가 있다. 북한사회는 1990년대 중반을 지나며 혹독한 식량난과 경제난을 겪었다. 그 속에서 여성은 사실상 배급제를 중단했던 북한당국을 대신하여 가족의 생계를 이어 나가는 일차적 책임자 역할을 떠맡아 장마당에 나와 장사로 연명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사회주의 정신에 따라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고 일체의 상행위를 불법으로 금지했던 그 당시에 여성들은 북한당국의 방침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과 가족의 생존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모색한 것이다. 전반적 흐름이 바뀌는 가운데 북한 여성은 집이나 옷, 장신구, 헤어스타일 등 “꾸미기” 활동의 주체로서 유행을...
[학술논문] 이와쿠니 재일조선인 여성의 역사
...생존권의 위협에 맞서 싸웠다. 계속되는 일본 사회의 민족차별로 많은 이와쿠니 조선인 여성은 힘든 삶에서 벗어나고자‘북조선 귀국사업’에 동참했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이산을 초래해 역사에 심각한 단절을 가져왔다. 한편 한국전쟁 발발 후 이와쿠니는 미군기지가 더욱 확장되어 갔다. 미군범죄의 희생이 된 이와쿠니 거주 조선인은 미군범죄의 피해에 맞서 반기지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상의 연구를 통해 본 연구는 재일조선인의 역사를 시야에 넣는 한국근현대사 연구방법론에 일조하되, 최근 재일조선인 여성사 연구의 경향에서 드러나는 재일조선인 여성운동의 비자율성, 혹은 북한 사회주의 혁명과 국가에의 종속성이라는 비판에 대해 재일조선인 여성 주체성의 근간은 무엇인지, 그녀들이 수행한 다양한 주체적 행위와...
[학술논문] 북한 기록영화 <38선>의 영상기호 분석
...참여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38선>은 “민주기지론”을 뒷받침하는 영상해설집을 연상케 한다. 즉, 북조선의 급속한 민주개혁의 성과를 토대로 단숨에 남조선을 해방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또한 이항 대립적인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신생 국가의 정체성을 찾고 있으며, 지금 살고 있는 이곳이 지상낙원이라는 이데올로기를 생성해내고 있다. 북한은 정권초기부터 인민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용이한 이항대립항을 설정하고 기록영화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영화제작에서 대비적 수법을 적용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영상기호를 해체하여 살펴본 결과, 북한 기록영화의 영상기호는 이항대립적 요소를 배태하며 영상기호의 전이를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연상 작용을 통해 사회주의 체제의 신성함을...
[학술논문] ‘교양’되는 북조선 - 1940년대 후반 북한소설 「개벽」, 「로동일가」, 「소낙비」에 투영된 근대성 이미지를 중심으로 -
북의 초창기 소설 서사는 해방기 한반도의 특수한 정치사적 상황하에서 남북 정부 모두의 지향이던 ‘국토완정’의 맥락을 공유한다. 이 소설들에서 북은 과거(식민지 시기)의 청산 위에 세워지는 새로운 공간인 동시에 공산사회 유토피아를 한반도 전체에 실현하기 위한 출발점이며 서사는 등장인물과 독자들을 이곳에 전제된 일관된 질서 내에 편입시키고자 한다. 이 질서는 구조적으로 수령을 정점으로 한 위계구도가 기본이 되며 그 의미는 수령의 자리를 채우는 구체적 대상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각 서사의 주요 과제를 해결하는 근원적인 힘이 이 신뢰감과 밀접히 관련되기 때문이다. 즉, 이 신뢰감이 내면화되어야 과거에는 자연적으로 밀착되어 있지 않았던 것들을 ‘좋은’ 것과
[학술논문] 해방 전후 북한체제에서의 강소천 아동문학 연구
...해방직후(1945~1950) 북한에서의 강소천 문학의 사유구조를 살펴보는 것이 목적이었다. 지금까지 살펴 본 것으로 우리는 해방이후 북한에서의 그의 문학이 북조선문학예술총동맹이라는 대주체의 호출에 단선적으로 응답 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즉 북한 체제의 사회주의 담론이 그에게 주체로 자리 잡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해방이후 북한에서도 서정성을 바탕으로 타자의 담론을 편집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는 1947년 이후 북한 체제에서 북조선문학예술총동맹의 아동문학위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주체의 담론인 ‘고상한 사회주의’와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것은 그가 1930년대 카프의 계급담론을 서정적으로 편집하여 감각적인 동시로 현실에 대응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른바 북한의...
[학술논문] 박홍근의 월남 동기와 월남 직후 동시의 주체 형성
박홍근은 전쟁 중 국군을 따라서 월남한 아동문학가이다. 그는 북한에 있을 때인 1946년 『새길신문』을 통해서 등단하였는데, 이 시기 북한은 ‘평양예술문화협회’와 ‘프로예맹’이 통합하여 ‘북조선예술총연맹’으로 확대(1946. 3. 25.)되었고, 곧이어 그 명칭을 ‘북조선문학예술총동맹’으로 개칭(1946. 10. 13.~14.)하였다. 이때 북한은 이른바 ‘『응향』 사건’(1946. 12.)을 통해서 북한문학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공고히 해 나갔다. 한편 아동문학에서도 ‘아동문화사 사건’(1947) 등을 통해서 사상성을 검증하였다. 이런 와중에 등단을 한 박홍근은 그의 문학관이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