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해방기 북한(이북) 소설과 토지개혁 -‘민족’과 지주 형상을 중심으로
민족은 민족국가 형태로 구획된 근대의 세계에서 단위 국가 구성원에 대한 명명으로 사후적으로 조직되지만 원형적인 아우라로써 내부 결속을 다지는 정치적 효과를 발휘한다. 따라서 국가 없이 근대 세계를 맞이한 한반도에서 해방은 식민지기 내내 정신적 차원에 머물러 있던 민족의 개념이 국가 건설을 매개로 구체적인 실체를 갖게 되는 계기이기도 했다. 해방기 남북한 소설에 형상화된 해방의 국면에는 저마다의 계급적 이해관계에 맞춰 간직해 왔던 민족 개념의 심정적 일체감이 일시적인 초계급적 환희 이후 사적 이익의 향방에 따라 균열되며 충돌하는 순간들이 포착되어 있다. 이북 소설에서 토지개혁은 농민들의 사적 이익을 충족시킴으로써 이 상황을 봉합하고 일정한 방향에 따라 국가 건설을 진행하는 계기로서 등장한다. 이것은 곧 건설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