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기만과 자멸(自蔑), 식민지민 디아스포라의 재현-기억-손소희의 『남풍』(1963)을 중심으로
...귀환서사의 구조를 따르면서도, 민족주의 및 국민국가 이데올로기로 포섭되지 않는다. 이 차이는 작품의 주요 화자가
식민지민
디아스포라라는 점에 기인한다. 역사적으로 큰 변화를 맞이할 때마다 가장 먼저 도태되고 소외되는 이들은 ‘해방’ 이후에도 여전히 난민화된다. ‘해방’, 귀환의 장면은 난민,
디아스포라들의 타자화 뒤에 오는 것이기에 기만적인 것으로 그려질 수밖에 없고, 『남풍』은 이 역사적인 장면을 ‘희한한 것’, 즉 이상한 것으로 포착했고, 이는 작품의 주요 화자인 세영이 ‘이등신민’으로서의 재만 조선인,
식민지민 디아스포라였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1951년 샌프란시스코평화조약 성립 이후 동아시아의 질서는 새롭게 재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