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평해튼'의 불빛과 칠흑 같은 어둠, 김정은의 북한은 무엇을 꿈꾸는가?
스위스 유학생이었던 어린 셋째 아들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권력을 잡고, 피의 숙청을 통해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하고, 마침내 할아버지와 아버지도 이루지 못했던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기까지. 지난 10여 년의 시간 동안 김정은의 북한은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또 진화해왔다.
이 책은 김정은이라는 인물과 그가 통치하는 수수께끼의 왕국, 북한의 다양한 얼굴들을 입체적으로 해부한다. 할아버지의 후광을 빌려 권력의 정통성을 확보하고, 당-국가 체제를 복원하여 자신만의 유일영도체계를 구축한 과정, 경제와 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위험한 '병진노선'의 명암을 깊이...
[사회/문화]
...아내를 잃은 남자가 탈북한 사촌 처제와 재혼하는 이야기를 통해 미국과 남북을 잇는 한민족 디아스포라의 독특한 현실을 그린다. 가족서사라는 친밀한 소재를 활용해 분단과 이산의 복잡한 상황을 포착하며, 작가 조갑상 특유의 여행서사와 결합된 서술 방식으로 한민족 공동체의 확장된 지평을 모색한다.
「현수의 하루」는 주인공 '양현수'가 하루 동안 겪는 복잡한 가족 관계의 역학을 그린다. 팬데믹 상황에서 아픈 아버지 돌봄, 입원한 아내 걱정, 재산 분할을 요구하는 막냇동생과의 만남, 딸의 임신 소식 등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주인공 내면에 죄의식과 연민, 슬픔과 기쁨이 교차한다. 작가는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 속에 얽힌 깊은 사연들을 통해 현대 가족이 직면한 현실의 무게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학술논문] 김원일의 『노을』에 나타난 ‘죽은’ 아버지의 귀환과 이중 서사 전략
...겉으로는 사회주의만을 비판하는 것으로 여겨지나 궁극적으로는 남한의 이데올로기가 가진 폭력성까지 드러낸다. 또한 소년의 눈에 비친 아버지의 이미지와 중년 갑수의 회상에서 드러난 김삼조의 이미지를 불일치시켜 인위적으로 서사에 균열을 만들기도 한다. 소설의 마지막에 이르러, 이전에 제시했던 백정 김삼조의 이미지를 교정함으로써 그동안 이데올로기의 유령으로 배제되었던 아버지를 사회주의자로써 역사적 차원에 배치시킨다. 요컨대 노을은 ‘아버지와의 개인적 화해’라는 표면적인 서사가 절정에 이를수록 아이러니하게 ‘폭력적인 사회주의자였던 백정 아버지’의 이미지를 교정시키는 양상도 강화되는 이중 서사 전략으로 ‘죽은’ 아버지를 다시 한국의 역사 속에서 불러내고 있다.
[학술논문] 박완서 소설의 ‘공모’ 의식과 마음의 정치—1987년 이후와 박완서 소설의 1970년대 서사
... 고려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다고 말한다. 민주화 되었어도 과거를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제안하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이 작품의 독해는 자연스럽게 1977년의 <더위먹은 버스>, 1976년의 <조그만 체험기>에 재현된 1970년대를 통해서 완성되는 구조이다. <더위먹은 버스>는 월북한 삼촌 때문에 신원조회에 걸려 국영기업체 입사시험에 합격하고도 취직이 취소되고, 유학길도 막혀버리는 억울한 처지에 처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 가족의 어머니는 즉흥적인 손가락 질에 의해 빨갱이로 몰려 허망하게 총살당한 아버지를 자식들에게는 영웅으로 만들어 정체성을 부여했으며, 월북한 삼촌은 없는 것처럼 숨기고 1970년대를 살아남았다. 어머니는 스스로 1970년대 한국사회에...
[학술논문] 봉쇄된 목소리와 회수되는 여성의 자기서사 -다큐멘터리 영화
...영화의 이야기는 그가 경찰서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로 공식적인 기억과 법률의 경계를 넘어서지 못한다. 다큐멘터리 <어머니! 찢겨진 재일가족>이 <HARUKO>로 전화되는 과정에서 더욱 강조되는 것이 어머니 삶의 보편성이라면, 그 보편성의 감동 안에서 소거되는 것은 찢겨진 가족들의 삶과 그 역사적 문맥일 것이다. 가부장적 아버지의 고집으로 인해 제주도에 남겨진 큰 딸, 어머니의 신산한 삶과 동행하며 그로부터 발생한 어머니의 폭력으로 인해 가족의 품을 떠난 둘째 딸, 그리고 귀국 사업으로 인해 북한으로 떠난 셋째 딸의 이야기는 영화에서 스무 명의 손자와 손녀들에 둘러싸여 행복해 하고 손녀의 결혼식에서 그 행복을 확인하는 어머니의 숭고한 모습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이는 재일조선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