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군사]
전쟁의 참상과 일화는 누가 기록하고 기억하는가에 따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재현된다
포로수용소가 설치되면서 제 땅에서 강제로 쫓겨났던 소개민들, 포로수용소 주변에서 삶을 영위했던 이방인들, 그리고 포로수용소에 수용되었던 전쟁포로들은 공식적 기록은 물론 기억에서도 소외되고 배제 되었던 사람들이다. 개인들의 전쟁 경험은 기억과 구술을 통해 기록되고 재현된다. 전쟁의 경험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행위는 기억을 역사화하는 작업이다.
한국전쟁 시기 거제도와 한산도 지역에는 기관의 성격과 수용 대상이 서로 달랐던 세 부류의 ‘수용소’가 설치되었다. 전쟁 포로들을 격리 수용했던 포로수용소, 포로수용소가 설치되면서 그 땅에서 쫓겨났던 주민들을 위한 소개민 수용소, 그리고 전쟁의...
[사회/문화]
...불문하고 많은 장르영화 속에 각인되어 나타났다. 특히,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전쟁영화는 남한과 북한이 적과 아로 나뉘어 전면전을 벌였던 역사적 경험을 소재로 했기에 반공성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장르였다.
p105 전쟁영화는 고유한 장르적 속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남성성이 재현되는 방식도 오랜 장르적 공식과 관습의 전통 속에서 걸러진 장르영화 고유의 틀을 갖고 있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전쟁영화 속 남성을 국가/민족의 대변자로 상정하고 소외된 타자로서 여성을 다루는 것은 손쉬운 일이지만, 이것이 전쟁영화라는 장르의 틀 속에서 구체적으로 재현된 남성성에 대해서 알려주는 바는 거의 없다.
p202 선전이 일관된 방침을 견지한다고 하더라도 영화의 선전 형식이...
[정치/군사]
... 유골·생존 피해자·유가족·유품·관련 주변인·가해자 등 여러 화자의 시점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뼈아픈 학살 사건을 입체적으로 재현해낸다. 다른 하나는 인골에 대한 순전한 호기심으로 한평생 유해가 남긴 진실을 좇아온 실존인물 ‘뼈 인류학자’ 선주의 이야기이다.
영문도 모른 채 죽임 당한 이들과 집념의 인류학자, 서로 관계가 없어 보이던 두 이야기는 시공간을 초월해 결국 아산 민간인 학살사건으로 만나게 된다. 발문을 집필한 역사사회학자 강성현이 언급한 바와 같이, 두 이야기가 교차하는 “일종의 ‘다크 투어’ 방식으로 죽음의 이유와 특징을 탐문”한다는 점은 이 책의 큰 특징이다...
[사회/문화]
...전쟁으로 발생한 당대의 사회 역사적 조건을 바탕으로 형상화된다. 처절한 전쟁의 연대, ‘모든 것을 전쟁 승리를 위하여’라는 조선노동당의 호소하에 북한에서는 모든 것을 전시 체제로 개편하게 되는데, 문학도 ‘무기로서의 문학’의 기능을 실행하게 된다.
문학 작품 주제는 전쟁에서 인민들을 격려하고, 그들의 투지를 자아내게 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었다. 인물 형상에서도 전방이나 후방에서 용감히 싸우는 영웅적 인민의 모습을 형상화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휴전 이후 북한은 전후 복구 건설을 시작하면서 북한 인민의 열의를 고양할 필요가 있었다. 이를 위하여 전쟁 시기 용감하게 싸웠던 사람들의 영웅 정신을 문학에서 재현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6·25...
[사회/문화]
북한의 역사교육은 진실을 정치의 도구로 삼는 대표적인 사례로, 북한의 중등학교 역사교육은 김일성 혈통의 지배를 정치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는 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북한의 역사교육을 중등학교 역사교과서를 통해 구체적 사례를 보여준다. 북한의 중등학교 교과서인 2012년판 ?조선력사?와 ?위대한 수령 김일성대원수님 혁명력사?, ?김정일 혁명력사』를 중심 텍스트로 삼아 근현대사 역사서술을 분석하고 그 이면의 내러티브를 재현한다. 북한이 유물론적 역사관에서 주체사관으로 옮아가며 김일성 가계의 우상화를 진행했고, 이를 체제이데올로기로 만들고자 한반도의 근현대사 전체를 투쟁적이고 자민족 중심적인 관점으로 왜곡하고 재해석했음을 조명한다. 역사를 교육한다기보다 신화적 서술(내러티브)을 통한 체제...
[학술논문] 해방기 감성 정치와 폭력 재현 - 해방기 단편소설에 나타난 공간 미디어와 백색테러
...일부는 천황제 파시즘에 동조했던 친일파도 있었다. 특히 청년단 조직 중책들은 ‘식민시대 독립군-일제 말 민족적 스파이-해방기 테러리스트-냉전기 군인과 경찰 등 국가기구 구성원’으로 이어지는 식민-해방-냉전기의 흥미로운 인간형의 사례가 될 수 있다. 학생집회와 백색테러단의 유혈 폭력은지식인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운 이근영의 「탁류 속을 가는 박교수」와 김영수의「혈맥」에 등장한다. 한편 엄흥섭의 소설 「쫓겨온 사나이」는 우익청년테러단 형성의 역사를 보주고 있다. 통치이성이 형성되기 이전 정치는 폭력과 손을 잡고 국가를 건설했다. 제국주의 파시즘과 유사한 역사적 근원을 지닌 백색테러단의 형성과정은 근원이 은폐된 그들의 폭력성이 식민-해방-냉전기를 가로지르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기에 주목할만 하다.
[학술논문] 退溪像의 두(修己的-治人的) 系譜 탄생에 대한 고찰 - 退溪像의 원형과 분화에 대한 試論 -
...초상에 읽어낼 수 있는 것이다. 다음, 퇴계를 국가 내의 지역적, 계층적, 정치적 분열을 지양하는 의미에서 화합과 超黨的 대동단결에 활용하고자 내면적 ‘心學’的측면을 강조할 때에는 온화함, 유순함, 노인-원로의 이미지를 앞세우기 마련이다. 이것은 내향적-수기적 이미지(대내용에 무게)다. 이것은 남한 체제의 공고화 및 남한의 국론 분열과 당파적 대립을 배경으로 한 박정희 정권기의 퇴계 초상에서 읽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퇴계는 여러 시대에 걸쳐 다양하게 읽히고 이해되어 왔다. 따라서 고정된 퇴계가 아니라 현재, 우리가 요구하는 방식으로 퇴계는 존재해왔고, 또 존재할 것으로 이해된다. 텍스트 속에 고정된 퇴계는 없으며, 우리가 만들어가는 이미지에 의해 퇴계 새롭게 재현되는 것이다.
[학술논문] 재일 한국인 극작가 정의신의 낯선 역사 재현 - <야끼니꾸 드래곤>을 중심으로
... 2000년대 한국 연극의 새로운 현상 중 하나는, 역사와 민족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쫓겨난 소수적 기억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일 한국인 극작가 정의신의 <야끼니꾸 드래곤>(2008)은 일본 내 재일 한국인의 삶을 통해 물리적으로 국경 외부의 공간에서 살아야하는 ‘실향’의 존재를 전경(前景)에 내세운다. 이 작품은 식민 제국에 의해 이루어진 식민지적 체험 뿐 만 아니라 사회적, 심리적으로 구조화되어 각인됨으로써 식민 이후에도 작동하는 식민주의를 기제를 형상화하고 있다. 일본 제국에 의한 ‘식민지 지배’와 그 이후에 벌어진 ‘전쟁’과 ‘분단’이라는 역사적 상황, 그 위에서 탈식민주의적 시각에 대한 문제제기를...
[학술논문]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공간재현 방식과 그 상징적 의미에 대한 일 고찰
오늘날 한국전쟁과 관련해 한국인들의 기억에서 고착된 의미를 가진 역사적 공간인 공동경비구역은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1953년 휴전하기 까지 2년여 동안 그리고 6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한반도의 전쟁과 분단으로 생성된 공간이다. 본 연구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2000) 사례연구를 통해 이러한 한국 전쟁의 역사적 공간이 영화 미학적 장치를 통해서 어떻게 영화적인 공간으로 구성되고 어떠한 상징적 함의를 가지는지 고찰한다. 본 연구는 특히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드러나는 주요 세 공간인 비무장지대와 공동경비구역, 그리고 북한군 초소를 각각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적 공간으로 개념화하고 이들이 제시하는 상징적 의미들이 한국 전쟁과 분단에 관한 우리의 집단 기억과 관련해서...
[학술논문] 북한 문학에 나타난 서울의 도시 이미지
...북한군의 점령하에서는 ‘평화와 안정의 도시’로 형상화된다. 하지만 1960년 4.19혁명의 배경으로 한때 서울을 찬양하던 때를 제외하고는, 2000년대 지금까지 서울에 대한 북한 문학의 형상은 늘 부정적 이미지로만 그려졌다. 하지만 남북이 서로 상대방 수도를 비판만 하지 말고 실상을 복원하여 긍정적인 이미지도 재현해야 할 것이다. 가령 박태원의 역사소설 『갑오농민전쟁』에서는 오백 년 고도의 역사성과 수도로서의 정통성을 매도할 필요가 없는 구한말을 형상화해서 그런지 서울의 도시 이미지가 골목골목까지 매우 탁월하게 재현되고 있다. 이처럼 ‘서울과 평양의 도시 이미지’의 공통점을 찾아 상호 교류의 실마리를 찾는다면 남북한의 사회 통합프로세스의 구체적 실례가 될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