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북한 학계의 백제 역사인식
백제사에 대한 북한 학계의 지향점은 고구려사의 정립에 일조하는 것이다. 고구려 시조의 아들이 백제를 건국했다는 인식은 국가체제, 물질문화, 대외관계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고구려의 영향력을 강조하게 하였다. 이것은 소위 인민의 투쟁사를 발굴하여 사회주의 건설의 역사적 당위성을 공고히 하고, 사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하지만 백제의 제도와 문화가 고구려의 선진성과 주체성을 맹목적으로 추종했다는 해석으로 귀결되면서, 과장된 역사인식과 편중된 시각에서 비롯된 폐단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1980년대 중반까지 북한 학계는 고구려의 건국시점을 기원전 1세기 초로 규정하였고, 이에 따라 백제는 기원전 1세기 중엽 봉건소국, 기원후 1세기 중엽 봉건국가가 된 것으로 정리되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김정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