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민중을 감각하게 만드는 문학: 影本剛, 『近代朝鮮文学と民衆―三·一運動, プロレタリア, 移民, 動員)』(春風社, 2024)
...‘프롤레타리아’가 ‘국민’으로 호명되며 유용성의 조건 변화에 따라 ‘쓰레기’가 재배치되는 과정을 비판적으로 추적한다. 본 서평이 이 책에서 심층적으로 논하고자 한 것은 민중 기술의 구체적 방법으로서 저자가 의식하고 있는 ‘운동성’이라는 표현과, 전시동원체제 하에서 민중의 위치를 새롭게 포착하는 ‘재배치’의 과정이다. 비록 이 책이 운동성을 이론적인 개념으로 체계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민중을 고정된 범주로 환원하지 않고 관계와 긴장 속에서 재구성하려는 시도가 그 원리와 맞닿아 설명된다. 한편 이기영의 소설을 통해 제시되는 ‘재배치’ 개념은 전시동원체제 하의 가치 변환과 민중의 위치 변화를 흥미롭게...
[학술논문] 도착된 순정과 불행한 의식 -유항림의 해방 이후 소설과 작가 의식의 일관성
...이러한 경향을 해방 이후 소설에 등장하는 서사의 분열 양상, 등장인물의 일관성 결여라는 현상과 연결시키고자 했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 해방 이후 발표된 유항림 소설의 전모를 정리 및 확인하고, 그간 본격적으로 다루어진 바 없었던 두 편의 중편소설을 중심으로 해방 이후 유항림의 문제의식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해방 이후 유항림의 소설이 개인의 윤리의식이 집단주의와 조우하는 방식, 개인의 창작적 영감이 집단적 향유물로 보편화되는 과정 등 체제 문학에 포섭된 작가로서 던질 수 있는 본질적 질문을 문제 삼고 있었다는 점을 밝혔다. 그러나 경직된 체제 하에서 이미 사유와 재현이란 한계가 분명한 것이었던 만큼 유항림의 문학은 다만 세계와 자아의 괴리를 확인하며 유동하는 불행한 의식으로서의 운동성만을 갖게 된다고 보았다.
[학술논문] 한국 정치극의 전개 양상 -1920년대부터 80년대까지의 정치극운동을 중심으로-
...세 번 있었다. 1920-30년대, 해방기, 1970-80년대이다. 이 정치극운동에서 주로 다루어진 담론은 계급, 민족, 민중, 역사였는데, 이는 포스트모던 시대인 2000년대 정치극에도 여전히 다루어지는 주제라는 점에서 동일성과 연속성을 보여준다. 정치극은 억압적 정치 상황으로 점철된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안티테제의 저항운동으로 전개됨으로써 강력한 운동성과 사회적 영향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중요한 연극사적 의미를 지닌다. 1920-30년대의 정치극운동은 프로극 진영이 주도했는데, 사회변혁을 위한 직접적인 도구로 연극을 이용했으나 일제의 탄압으로 공연 성과는 미미했다. 카프의 지도 하에, 혹은 연대하여 집단적으로 전개되었고, 담론이나 창작방법론은 소련 혁명연극의 이론과 모델을 답습했다. 모든 작품에 동일하게...
[학술논문] 1960년대 북한소설의 철도 모빌리티와 젠더 표상: 식민지 대중동원 텍스트와의 비교를 중심으로
...북한소설에 나타난 철도 모빌리티 및 젠더 표상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1) 전후 복구 및 경제 건설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했던 북한의 대중동원 캠페인 하에서 여성이 어떠한 위치성을 확보했으며, 2) 천리마 시기 소설들은 캠페인의 노선 위에서 항구적 위상을 획득하거나 사라지는 남성/여성의 신체를 어떤 식으로 형상화했는지를 고찰했다. 작품 속에서 미래 지향적 운동성을 선보이는 남성들의 물적․정서적 토대로서 배치되어야 했던 북한 여성들은 역할을 완수한 이후에도 모성성이라는 ‘규범적 장소와 시점’에 고정되거나, 부동(不動)하는 식물-자연적 상징으로 귀결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처럼 남성 주체와 다른 귀결점에 머물러야 했던 여성 캐릭터에 관한 연구는 북한 대중동원 캠페인의 젠더 정치를 포착하는 한편...
[학위논문] 탈북청소년의 삶과 정체성에 관한 예술기반연구
...‘탈북청소년’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동질화할 수 없는 혼종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탈영토화와 재영토화를 지속하는 유동적인 정체성을 보여주었다. 그 과정에서 부족한 자원 획득을 위해 자신들의 사회적 위치와 인적 연결망을 활용하여 삶을 개척해 나가는 주체로서의 행위자성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리고 차이와 반복을 통해 생명력 있는 운동성을 지닌 경계인으로서 역동적인 정체성을 재구성하기도 하였다.
세 번째 연구문제인 미술교육의 의미를 찾아보았다. 탈북청소년들은 정서적, 인지적, 실존적인 측면에서 미술학습을 체험하였다. 우선 정서적 측면에서 미술을 통해 “마음을 보고 그리며” 정서를 표출하고, “쉼”을 주는 미술로 심리적 이완을 체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