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영화인의 부역과 냉전 한국영화의 형성
기술 인력의 부역 문제와 관련해서 특히 주목할 것은 미군정의 통치와 한국전쟁이라는 열전의 효과다. 일제의 전체주의적 통치로부터 해방은 되었지만 미군정의 통치와 분단, 그리고 한국전쟁을 거치는 8년 동안, 한국에서 영화는 식민 말기와 마찬가지로 (준)전시상태에 놓여 있었다. 생산수단의 국가 장악, 전쟁수행을 위한 도구로서의 영화의 위치, 제작 산업의 극도의 부진 같은 조건들이 지속되면서 전시 뉴스릴과 다큐멘터리를 생산하는데 필수적인 인력이었던 기술자들을 중심으로 한, 동질적인 역사적 경험을 가진 소규모 집단이라는 영화계의 성격은 유지되었다. 변화가 시작된 것은 전후에 한국영화가 구조적 변동을 겪게 되면서부터다. 1950년대 후반 동안, 미국의 원조에 힘입은 영화제작의 물적 토대 구축과 자원의 분배에 따른 극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