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도항』을 출간했다. 조갑상 소설가는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래, 거대한 역사의 파도에 처한 개인들의 삶과 그 속에서 침묵을 강요당한 존재들을 뚜렷한 문장으로 복원해왔다. 이번 소설집 『도항』에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발표한 일곱 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었다.
1945년 우키시마호 침몰 사건을 다룬 「도항」, 1972년 유신헌법 국민투표를 둘러싼 이야기 「1972년의 교육」, 형제복지원 사건을 바탕으로 그곳에서 자행된 폭력을 고발하는 「이름 석 자로 불리던 날」 등. 조갑상 소설가는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잊지 말아야 하는 사건들을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또한 1971년 대선기간 정치적 혼란 속의 보통 사람들의 생활상을 담은 「그해 봄을 돌이키는 방법에 대해」...
[통일/남북관계]
...이전까지는 자유주의 대신에 자유민주주의가 논의와 논쟁의 중심에 있었다. 자유민주주의의 제도는 제헌헌법의 수립과 함께 도입되었으나, 자유민주주의에 관한 논의 자체는 오히려 이승만 정부에 대한 비판과 반대로부터 촉발되었다. 또한 자유민주주의 개념의 의미 변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사적 계기는 유신체제의 등장과 민주화였다. 유신체제는 또한 자유민주주의와의 관계에서의 통일 개념의 의미에 관해서도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유신헌법이 표방한 반공주의 이념 및 사실상의 대통령 종신 독재 제도와 결부된 자유민주적 통일의 행정부 독점적 인식과 현실은 1987년 민주화와 그에 따른 헌법재판소의 설치와 함께 비로소 자유민주주의의 본래 의미에 가깝게 복원되었다. 헌법재판소가 헌법 해석에 관한 최종 권위를 갖게 되면서 행정부에...
[학술논문] ‘박근혜 스타일’: 사회적 파시즘과 정치제도적 자유민주주의
2013년부터 한국에서 유신시절의 ‘주변부적 파시스트’ 독재자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가 대통령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했다. 박근혜 정권의 출범과 함께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권력기관의 선거 개입에 대한 사실상의 무처벌 전례가 만들어져서 제도적 민주주의가 크게 훼손되었으며, 또 아울러 이석기 의원의 체포와 재판, 통진당 해산 소송청구 등 일련의 정치·사상 탄압사태들은 ‘파시즘/유신체제로의 회귀’에 대한 일각의 경각심을 높였다. 그러나 이 논문에서 논증하듯이, 정치·제도적 파시즘을 이야기하자면 아직도 그 ‘재(再)도래’에 대한 이야기는 이르다. 박근혜 정권의 통치 방식은 ‘파시스트적’이라고...
[학술논문] 박근혜 정권의 ‘국정원 정치’: ‘구조적 파시즘’하에서의 국가주의의 재등장
...보수언론과 검찰이 주도했던 일시적인 반공·반북 히스테리가 이제 집권이라는 유리한 조건에 힘입어 다른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물론 박근혜 정권이 정권의 위기를 빌미로 긴급조치, 계엄령 등을 선포하거나 비상 입법을 시도하지 않는 점, 사법부 특히 개별 법관의 판결이 권력자의 입김 아래에 있지는 않으며, 비판적 언론의 공간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과거 유신체제나 통상적 의미의 파시즘과는 거리가 멀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원 정치는 부분적으로는 박정희식 권위주의의 향수가 부활한 것이며, 신자유주의의 양극화, 오늘의 사회경제적 위기에 대한 대중적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사회경제적 차원의 파국적인 위기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항 정치세력의 대응 여하에 따라 역전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학술논문] 중국과 북한의 경제·사회 변화와 남북관계
개혁개방이후의 중국과 오늘날 북한 간의 관계에 대해 정부 정책적인 방면에서, 혹은 경제적 교류 측면에서, 혹은 정치 이론적인 측면에서 분석한 국부적인, 단면적인 연구결과들이 있다. 하지만, 북한 중국 간의 관계는 어떤 국부적인 관계로만 평가될 것이 아니다. 복합적인, 즉 정치이론적인 변화, 경제적인 교류, 정부 간 교류, 그리고 민간 교류 방면 등 복합적인 요인들로 분석할 때, 북중 관계에 대한 합리적인 평가가 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본 논문은 북중간 상호 주장하는 오늘날 북한식, 중국식 사회주의 정치경제 이론의 변화와 상이함에 대해 먼저 분석한다. 그리고 북중간 현재 추구하고 있는 사회주의 정치경제 이론의 상이한 결과로 인해, 1992년 한중간 외교관계 체결이후 한중간 경제, 정부, 민간 방면의 교류가
[학술논문] Rezeption und Umformung des westlichen Nationsbegriffes in Korea
...입각하여 진행된다. 서양의 민족 및 국민 개념의 수용사는 서양 제국주의의 동아시아 침략과 맥을 같이한다. 중국·일본에서와 유사하게 한국에서도 내우외환의 위기를 극복하기위한 위로부터의 개혁 시도들이 있었다. ‘부국강병’, ‘문명개화’의 슬로건 하에 한국의 엘리트들, 즉 개화파 지식인들은 일본 메이지 유신을 모델로 근대국가 및 근대사회의 수립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였다. 서양의 국민 및 민족개념은 이러한 맥락에서 수용되었다. 후쿠자와 유키치는 이미 1860/70년대에 동아시아에서 영어의 'nation' 개념을 최초로 ‘國民’으로 번역하였다. 그는 ‘people'과 'nation'을 ‘國民’으로...
[학술논문] 냉전분단시대 ‘對遊擊隊國家’의 등장
이 글은 1972년 박정희 정권이 새롭게 구축한 국가체제, 이른바 ‘유신체제’가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을 거시적으로 검토하여 그 체제에 기반한 국가의 성격을 밝히는데목적이 있다. 이 국가체제의 등장을 역사적으로 규명하기 위해서는 1930년대 만주국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反滿抗日세력에 대한 치안숙정공작에 앞장서며 일제의 防共 戰史로서 양성된 조선인들의 경험을 파악해야 한다. 1968년 북한의 군사모험주의적인유격전 전개와 동아시아 냉전질서의 변화를 계기로 1972년까지 국가체제의 재편을 주도한 이들이 만군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60년대 이전까지 이들이 지녔던 인식과 경험은 새로운 국가체제 수립을 주도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일제 식민지시기 국방국가론 학습을 통한 국가체제 인식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