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오장환의 '윤리의식' 연구
...행동의 준칙을의미한다. 하지만 이 글에서 의미하는 윤리란 실천적이며 자유로운 주체가 되려는의지를 뜻한다. 공동체의 규범을 따르는 차원의 윤리란 사회가 규정해 놓은 선과악의 개념에 따르는 수동적인 행위에 불과하다. 특히 근대 초 식민제국주의가 판치던 시절의 보편적 규범이란 그 스스로가 붕괴되고 일그러진 것이었다. 이를 인식하고 벗어나고자 하는 차원에서 오장환의 윤리적 주체가 나타난다. 월북한 이후 후기오장환의 시가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에 완전히 경도된 색채를 띠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까지 그의 시의 대부분은 데카당하며, 자기 부정의 색채가 두드러진다. 이는 바깥에 이미 존재하는 공동체의 이념과 이데올로기를 신봉하려 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행동과 가치의 방향을 모색하였다는 것을 입증한다. 그의 시의 부정성은 궁극적으로...
[학술논문] 북한 단편소설에 나타난 연애 담론 연구 - 2000년대 초반 단편소설을 중심으로
본고는 2000년대 북한 단편소설에 나타난 연애 담론을 연구하는 데에 목적을 둔다. 북한 문학은 주체사상을 계승하는 문학 담론인 ‘주체문학론’의 강조 속에 ‘수령형상문학’을중시하고 있기에 담론적 유연성이 불가능한 채 단일성의 신화에 사로잡힌 공고한 성채처럼 인식된다. 뿐만 아니라 ‘삼각 관계의 형상화’가 불가능한 북한 문학 텍스트에서 사회주의 사회의 일상 현실을 주제로 다룬 작품들 역시 고정된 도식성을 가진 것으로 파악되기십상이다. 실제로 2000년대 북한 단편소설에 나타난 청춘 남녀의 연애 담론은 동지애적관계와 공공윤리적 신념 확인이 감정 교류에 우선한다. 북한 사회가 항일무장투쟁 이래로제국주의의 고립 섬멸 책동에 맞서 고난과 시련을 극복하며...
[학술논문] 남북한 여성 시인의 전쟁 표상 연구 : 렴형미․허수경․고정희를 중심으로
...렴형미는 북한 집단주의와 체제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민중과 모성을 국가적 계몽과 혁명의 주체로 재구성하였고, 여성의 헌신과 공동체적 연대를 강조했다. 허수경은 직접적 전쟁 체험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가족사, 실존적 상흔, 지역성을 통해 약자와 타자의 고통, 연대와 치유의 모성을 섬세하게 시화하며, 시대적 부조리를 언어로 드러냈다. 고정희는 모성을 여성의 해방이라는 틀 안에서 검토하고 있으며 굿, 제의, 장시 등 집단예술 형식을 통해 분단의 트라우마와 민중․여성의 슬픔, 치유와 해원을 폭넓게 형상화한다. 세 시인은 각기 다른 사회․이념적, 실존적 맥락에서 여성성과 민중성, 모성의 의미를 변주하며, 분단시대 한국 현대시의 미학적․윤리적․실천적 지평을 새롭게 확장한다. 분석 결과, 세 시인은 경험의 부재와 이념의 특수성을...
[학술논문] 국가권력의 폭력성에 포획당한 윤리적 주체의 횡단-황순원의 『카인의 후예』론-
이 글의 목적은 황순원의 『카인의 후예』에 나타난 윤리적 주체성의 문제를 국가권력의 폭력성과 구원의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는 것이다. 1946년 3월에 벌어진 북한의 토지개혁이라는 사건을 배경으로 쓴 『카인의 후예』는 국가권력이 폭력적으로 사회를 재편할 때 벌어지는 사건을 보여준다. 국가권력은 국민을 둘로, 즉 충직한 시민과 불충한 시민으로 가르면서 정체성을 확립한다. 북한의 경우 지주와 소작인으로 이를 나누었고, 지주를 착취자로 규정하면서 그들을 배제하였다. 『카인의 후예』의 주인공 박훈은 지주이자 면농민위원장 살해의 배후세력으로 지목되어 위기를 맞는다. 박훈의 마름이었던 도섭영감은 농민위원장이 되면서 박훈과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면인민위원회의 지시를 듣는다. 국가권력에 의해 잠재적 죄인으로 지목된...
[학술논문] 분단의 마음과 환대의 윤리 : ‘태극기’집회 참가자들과 탈북자를 중심으로
...정박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행위주체의 문제를 ‘태극기’로 대표되는 노인 집단과 탈북자의 사례를 통해 분석한다. ‘태극기’에 참여한 노인 집단의 경우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사회의 시간 구조에서 탈락한 이들이며, 탈북자의 경우 분단으로 인해 자신의 장소를 잃어버린 이들이다. 이들과의 공존이 가능한 미래는 국민국가적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지금-여기’의 시공간에서 정박하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배제와 결핍의 경험을 서로 공감하면서 윤리적 존재로서 연대를 모색할 때 상상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정치적 ‘분단’이 만들어낸 분단된 사회적 마음을 극복하는 길은 결국 공통의 윤리적 가치의 구축에서 찾을 수 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