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군사]
...style="color:#80888a">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당대 중국의 문예는 창작부터 출판, 소비, 선전, 비평에 이르기까지 당의 철저한 관리 아래 조직적이고 통합적으로 이루어진 문예 창작 메커니즘 속에서 이뤄졌다. 당대 중국 문예 실천의 첫 장을 열어젖힌 항미원조 문예는 당대 문예에 큰 영향을 미친 옌안 시기의 해방구 문예를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당대 문단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접합점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공산당 통치구역인 해방구와 국민당 통치구역인 국통구 등 다양한 배경의 작가들은 항미원조 선전과 창작 활동을 통해 새로운 문단의 지위를 얻게 되었다. 작가들에게 조선 방문과 전선 생활 경험, 그리고 항미원조 문예 창작이 일종의 문단 입성...
[사회/문화]
...북한의 6·25 전쟁 소설에서 전방의 전사들을 자신보다 국가와 인민을 위해 죽음도 불사하는 인물로 형상화하고, 미군과 한국군이 점령한 곳에서 인민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지하 투쟁을 전개하는 인물로 형상화한다. 긍정과 부정의 이분법으로 구분한 인물 형상화와 선과 악의 대립에서 북한 군인과 인민의 승리로 귀결되는 구도는 익숙한 서사이다. 긍정적 인물형인 영웅들의 고난과 희생, 극복하는 전쟁 서사를 통해 인민은 전쟁 영웅의 정신을 내면화한다.
전쟁이 끝나고 전쟁 시기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면서 긍적적 인물을 내세웠던 ‘고상한 리얼리즘(사회주의 리얼리즘)’ 창작 방법도 변화한다. 게다가 소련에서 후르시초프가 주도한 수정주의로 현실성을 강조하는...
[사회/문화]
...가져온다. 더욱이 서술의 방법적 측면에서 정치, 사회 변화에 따른 역사적 추이는 균형 잡힌 시각에서 북한미술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자칫 시각적인 양식분석에 치우쳐 해석의 오류를 범할 수 있는 범위를 좁히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북한미술을 이해하는 데 더 없이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중국이 사회주의를 중국화하는 과정에서 개인 창작의 물결을 인정하는 등 21세기 세계미술로 진입하는 도약적 발전을 보여준 것과는 달리, 북한은 여전히 사회주의 국가체제의 시녀로서 통제되는 예술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함으로써, 한국예술이 미래의 지표를 정할 때 올바르게 선택하고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서울대학교 동양미술사 강사 문정희 (한국미술연구소 연구원)
☞ 책의...
[학술논문] ‘민족’에서 ‘인민’으로 가는 길: 고정옥 『조선민요연구』의 보편과 특수
... 하지만, 해방기 남한에서는 과거의 민요의 통시적 가치가 중시되었고, 그것을 새로운 민족문화 창출로 이어가려고 했던 고정옥의 시도는, 소련의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에 기초한 민요 현대화 운동이 참조되었던 북한에서 실현되었다. 이때 고정옥은 아래로부터의 민족문화 창출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민요뿐만 아니라 인민의 집단적 언어 창작물 전반을 의미하는 인민 창작이라는 개념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 개념은 인민을 지배 권력으로 파악함으로써 당과 지도자와 일체가 되어 위로부터의 내셔널리즘의 구축과 연동되고 만다. 이때 인민 창작과 문학은 서로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관계성 속에서 통합되어 발전해 가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조선문학의 특수성은 이러한 세계문학의 보편적 발전 법칙 속으로 회수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학술논문] 북한식 ‘미술가’ 개념의 탄생: 전전(戰前) 미술의 대중화, 인민화 문제를 중심으로
...엔지니어’. ‘생산자로서의 작가’로 변모시키는 작업이 적극 추진되었다. 프롤레타리아 출신 작가의 출현이 아직 요원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서 당시 북한에서는 기성작가들을 프롤레타리아적으로 개조할 방안으로 현지파견이 일상화되었다. 그 과정에서 자유로운 개성을 구가하는 예술가의 모습은 자취를 감추게 됐고 미술가의 평가기준은 질에서 양으로 대체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1950년대 후반 도식성 논쟁과 관련하여 역풍을 맞기도 했지만 체제 정착기인 1960년대 이후 적극 계승되어 오늘날 북한미술의 특징적인 양상의 기초가 되었다. 작품의 끊임없는 개작과 집체창작, 만수대창작사로 대표되는 오늘날 북한미술의 특징은 전전 소비에트 문예의 영향 하에 전개된 미술가 개념의 재형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학술논문] 해방기(1945~1950) 북한 문학의 ‘고상한 리얼리즘’ 논의의 전개 과정 고찰 - 『문화전선』, 『조선문학』, 『문학예술』 등을 중심으로
...통해 인민 대중들을 긍정적으로 교양하려는 목적으로 1946년 말에 제기되면서 북한 문학의 도식주의적 성향의 시발을 알린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1947년 김일성의 신년사와 더불어 동년 1월 ‘북조선문학예술총동맹 제1차 확대상임위원회’의 결정에서 ‘고상한 사상성’과 ‘고상한 예술성’을 천명한 뒤, 한국전쟁 무렵까지 북한문학의 창작방법론으로 공식화된다. 이때 ‘고상한 리얼리즘’은 긍정적 주인공론에 기초한 혁명적 낭만주의로서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가까운 창작방법론으로 인식된다. 이렇듯 ‘고상한 리얼리즘’은 전쟁 이후 ‘사회주의 리얼리즘’으로 고정되면서 해방기에 북한 유일의 창작 방법론으로...
[학술논문] 시인 이(리)용악을 관통하는 감정, 마르지 않는 ‘연민’에 대해 ―사회주의 체제의 가능성을 믿는다는 것
...시절 이수형의 지적처럼 “무뚝뚝한 박력있는 소재한 맛”, “그 시대의 우리, 아니 이 땅 인민들이 무한히 공감한 전형적인 비분애수”를 시로 적었던 시인(A)의 모습과 특정한 ‘교시’에 의해 북한 문예정책에 적극적으로 활동한 시인(B) 사이에서 벌어진 차이를 의미한다. 북한 문예정책은 작가로 하여금 자유로운 창작을 불가능하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이용악(A)과 리용악(B) 사이의 접점이 불가능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리)용악은 그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북한 문예정책에 자의적으로 행동했다는 점과, 이(리)용악의 창작방법이 ‘체험’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리)용악의 모습을 북한 문예정책이라는 ‘틀’에...
[학술논문] 북한 문화예술에서 리얼리즘과 환상의 접점 : 고전문학 <심청전>과 <용궁부연록>에 대한 평가와 환상 담론
... 문제를 환상을 이용하여 우회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수법으로 평가하였다. 북한문학에서 유일하고도 올바른 창작 방식으로 인정하는 것은 주체사실주의이다. 하지만 <심청전>과 <용궁부연록>에 대한 해석에서 알 수 있듯이 고전문학에 대한 수용에서 그리고 아동문학이나 아동영화에서 환상성은 창작의 요소로 인정된다. 뿐만 아니라 최고지도자의 우상화와 관련된 혁명설화나 혁명역사의 등의 ‘환상’이 공존하고 있다. 고전 수용에서 적용된 인민의 염원이라는 명분은 최고지도자와 관련된 환상적인 이야기를 수용하는 토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