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도시 산책자’에서 ‘광장의 투사’로 ― 남북한문학사에서 박팔양 시의 위상과 가치
...1992년에 발행된 박팔양 시선집의 동일성과 차이성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두 시선집 모두 해방 전~1950년대 시를 수록하고 있으며,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신념과 열정을 중시하고 있다. 하지만 1992년의 박팔양 시선집은 서시와 결시를 김일성주의와 김정일 지도체제에 대한 찬양이라는 ‘정치의 예술화’로 확연히 경도되고 있다. 문제는 서시와 결시가 박팔양 사후에 ‘유고시’ 형태로 발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두 시가 박팔양의 창작이라면, 해방 이전 시편을 복권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김일성과 김정일 찬양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이해된다. 반대로 시인의 이름을 빌려 북한의 수령 영도 체제를 빛내고자 했다면 가장 타락한 형태로 한 시인의 영혼과
작품을
날조한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