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김정은 시대의 정치언어: 상징과 담론을 통해 본 김정은의 정치
정치언어가 곧 정치현실이라는 정치언어학적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이 연구는 권력승계 1년 동안의 김정은의 정치언어와 담화정치에 주목했다. 김정은의 권력승계 1년의 정치언어는 기본적으로 선대의 언어, 즉 ‘주체’와 ‘선군’의 언어 패러다임의 연장선에 있다. 김정은의 권력승계 1년 동안 발표된 김정은의 ‘로작’과 『로동신문』의 사설에 나타난 정치언어적 특징은 유훈관철과 영도의 계승에 부합되는 ‘계승’과 ‘답습’의 언어를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 김정은에 의해 새롭게 명명된 상징과 담론들마저도 철저히 김정일의 답습으로 일관되어 있다. 아직까지 김정은의 언어에서는 김정일을 넘어서는 혁신과 개혁의지가 감지되지 않는다
[학술논문] 최명익 소설의 서술 기법 연구 - <장삼이사>와 <맥령>을 중심으로 -
...위해 2장에서 <장삼이사>를 먼저 살펴 본 뒤, 3장에서 <맥령>을 다루었다. 「맥령」에서 토지개혁이라는 정치·사회의 본질을 반영하고, 사회변혁 주체로서의 민중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이로부터 최명익이 당 중심의 북한문학으로 한 걸음 다가섰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작품의 안팎을 장악하는 서술자의 권위적 담론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말과 행동, 생각까지 규정하고 주제를 강조하며 북한 역사 서술의 관점을 그대로 전달한다. 해방 전 최명익이 보여 준 부정과 비판의 정신이 사라진 곳에 정치적 담론에 의거한 북한의 문예창작 강령에 충실한 서사가 자리하게 된 것이다. 근대비판의 주체에서 이데올로기적 주체로 나아간 최명익의 고뇌와 변모를 서술자의 변화 속에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학술논문] ‘적대적 두 국가론’의 공식화와 북한 문화예술 정책의 변화 -민족공동체 지향에서 국가정체성 강화로-
김정은 시대 북한은 민족 중심의 통일담론에서 벗어나 국가 중심의 정체성 담론을 강화하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정치담론의 전환 특히 ‘우리국가제일주의’의 부상과 ‘적대적 두 국가론’의 공식화가 문화예술 정책과 표현 양식에 미친 영향을 통합적으로 분석하였다. 2017년 등장한 우리 국가제일주의’는 민족 공동체적 상징을 약화시키고 체제 중심의 국가정체성을 강조하였으며, 2023년의 ‘적대적 두 국가론’은 남한을 명시적 적대국으로 규정함으로써 통일담론의 이념적 기반을 제 도적으로 대체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본 연구는 이념 전환의 흐름을 ① 민족공동체 지향기(2017년 이전), ② ‘우리국가제일주의’ 부상기(2017~2023)...
[학술논문] 남북 분단을 소재로 한 국내 영화 속 정치적 담론과 장소의 재현
...노무현 대통령 집권기에는 분단의 상황에서도 남과 북의 인물이 시간적ㆍ공간적 제약없이 조우하여 발생할 수 있는 에피소드와 인간애를 비롯한 감정적인 교류를 주요 소재로 다루었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기 이후로는 북한의 도시, 정치범수용소, 북중 접경지역의 경관 묘사를 통해 북한 체제의 비합리성과 지배권력의 비인간적인 측면을 강조하였고, 남파첩보원과 북한이탈주민을 빈민촌, 재개발지역, 고시원, 흥신소 등의 공간적 배경에 등장시켜 남한사회에서 북한 출신인의 타자성을 상징하였다. 분단영화에 재현된 정치적 담론과 장소 재현의 특징이 시기별 남북관계의 변화와 대체로 일치하지만 상업성, 작품성, 복합장르 등에 따라 나타나는 개별 영화 속 장소 재현의 고유성과 차이점을 살펴보기 위해 사례작품을 중심으로 한 심층 분석이 필요하다.
[학술논문] 북한송환사업과 공모하는 ‘냉전’‒미야모토 데루 「자두건(紫頭巾)」을 중심으로‒
...소설의 전반부에 방점을 찍고 읽으면 북한송환사업이 추진되었던 1959년 당시의 한국 비판론으로 읽을 수 있고, 후반부에 방점을 찍고 읽으면 소설이 발표된 동시대의 북한 비판론으로 읽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이중적인 구조를 취하고 있는 동 소설은 북한송한사업을 둘러싸고 ‘냉전’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정치적 담론으로 회수/환원되지 않는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관계성과 개인성을 그려내고 있고, 또한 북한송환사업과 88서울올림픽은 30년 가까운 시간차를 두고 있음에도 ‘냉전’의 틀 속에서 ‘체제의 우위성’을 대외적으로 확인시키려는 의도는 조금도 변함이 없었음을 알 수 있다. 달리 말하자면, ‘거주지 선택의 자유’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