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발화될 수 없는 삶들―탈북 여성, 재난, 그리고 증언의 정치―
본 논문은 1990년대 북한의 국가적
재난 상황 속에서 탈북 여성들이 어떤 방식으로 생존했는지, 그리고 그들의 삶이 어떠한 담론적․물질적 조건하에서 발화되고 재현되었는지를 고찰한다. 탈북 여성을 단순히 기아와 빈곤의 수동적 희생자로 간주하기보다는, 다층적인 억압 구조 속에서 형성된 복합적이고 교차적인 주체로 개념화함으로써, 구조적 폭력의 피해자이자 협상과 발화의 행위자로서 그들의 위치를 새롭게 조명한다. 특히 분단체제와 젠더 권력, 감정정치와 생존경제의 교차점에서 이들의 발화 조건이 어떻게 구성되고 있었는지에 주목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논문은 다큐멘터리, 인터뷰, 수기, 출판 등의 형식을 통해 이들의 삶이 어떤 방식으로 재현되고 구성되는지, 그 서사들이 정치 권력, 미디어 자본, 대중 사회와 어떻게 결합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