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기억의 장소, 철원 노동당사 폐허
본 논문은 강원도 철원군에 폐허로 남아 있는
노동
당사에 대해 기억의 장소로서 다층적 의미를 부여하려는 연구이다. 노동당사는 1946년 북한 노동당의 기관 건물로 건립됐으나 한국전쟁으로 파손된 채 남한 측에 소속되었다. 비무장지대 민통선 내에 방치됐던 노동당사는 현재 부분 보수되어 등록 문화재인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다. 폐허로서 노동당사는 전쟁으로 파괴된 인공적 폐허이자 자연에 의해 낡은 자연적 폐허이다. 그곳은 기억의 장소로서 서로 다른 텍스트의 층이 쌓인 팔림프세스트 구조를 띤다. 역사적 사건과 경험의 흔적이 남아있고 폐허미가 형성되어 수용자의 관점에 따라 달리 해석된다. 휴전 이후 수십 년간 노동당사는 북한 당국의 만행 장소로 규정돼 반공․안보를 위한 공식 기억인 ‘집단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