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분단 디아스포라와 재일조선인 간첩의 표상
간첩이 분단 디아스포라를 상징하는 존재라고 한다면, 북한과 남한 사이에 끼인 존재로 일본이라는 타자의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재일조선인의 위치는 그 분단 디아스포라의 가장 깊은 모순을 드러내는 자리에 서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반공주의를 통해 대중들의 감수성을 규율하고 장악하려 했던 남한 정권의 전략이 간첩과 관련된 여러 표상과 서사를 생산하고 있었다면, 그 간첩의 표상 중에서도 가장 상징적인 존재로 떠오른 대상들은 재일조선인이라는 이방인들이었다. 재일조선인 간첩의 이야기는 분단 디아스포라의 표상인 간첩이라는 혐의가 재일조선인에게 벗어날 수 없는 질곡이라는 점을 알게 해 준다. 본래 간첩이 사이를 들여다보는 존재를 의미했다면, 재일조선인이야말로 냉전기 남한의 극우반공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남과 북의 틈새에 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