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우리 할머니’들의 이야기와 기억의 물화-일본군 ‘위안부’ 표상과 시민다움의 정치학
2011년 서울의 일본 대사관 맞은편에 처음 설치된 이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를 대표재현하는 표상으로 자리잡았다. 의자에 앉은 채 주먹을 쥔 단발머리의 조선 소녀는 다양한 방식의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시민들은 소녀상을 인간화하고 돌봄으로써 소녀상의 기억을 수행한다. 소녀상의 ‘게양’은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며, 이는 일본군 ‘위안부’ 관련 캠페인과 상품으로 이어진다. 팔찌나 핀버튼에서부터 에코백까지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된 다양한 상품은 나비나 단발머리에 조선옷을 입은 소녀를 등장시킨다. 대중이 받아들이기 편한, 혹은 대중이 상상하는 방식으로 물화되는 것이다. 선량한 소비자들은 소녀상을 만들고, 희망나비팔찌를 구매함으로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