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삼팔선 바깥의 한국전쟁, 로만 김(Роман Ким)의 동아시아 횡단: 한국전쟁기 북한·일본에서의 『순천에서 발견된 수첩』번역·수용 양상 연구
이 글은 로만 니콜라예비치 김의 추리첩보소설 『순천에서 발견된 수첩』이 동시대 사회주의권에 번역·수용된 양상을 분석하여 한국전쟁을 둘러싼 사회주의적 상상력의 지형을 재구성해보고자 한다. 동시대 미완의 전쟁인 한국전쟁을 다룬 『순천』은 당시 사회주의 전쟁소설의 보편적 서사 양식인 인민 영웅이 등장하지 않는 이례적인 작품이다. 패전 후 전 일본군 참모가 미 제국주의와 결탁해 제3차 세계대전으로서 한국전쟁을 획책하는 과정을 그림에 있어 『순천』은 실제 역사적 사건과 인물의 실명, 지명 등을 폭넓게 활용해 역사추리소설로서 그 설득력을 높였다. 그리고 주인공 안병학이 이 같은 제국주의의 음모를 간파하고 폭로함으로써 종국적 승리의 역사적 필연성이 입증된다. 일본—한반도—중국—미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