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어떤 불시착
“1998년 4월, 10살인 나는 삼촌의 등에 업혀 두만강을 넘어 중국 땅을 밟았다” 이 책은 어느 탈북자의 처절한 탈출 스토리도, 고된 남한 정착 스토리도 아니다. 누군가의 특별한 성장 서사이자, 어떤 이들에게는 롤모델이 될 만한 한 청년의 이야기다. 저자 정서윤은 10살에 삼촌 등에 업혀 두만강을 건넜다. 당시 북한에 몰아친 고난의 행군으로 굶주림이 덮치자 가족이 모여 내린 결단이었다. 가족은 함께 중국에서 4년간 불법체류자로 숨어 살아야 했다. 영민했던 10살 소녀는 중국어를 빠르게 익혔고 또래 집단에 잘 스며들었다. 덕분에 신분을 감춰야만 했던 가족에게 소녀는 세상과 자신들을 희미하게 연결하는 끈이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