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정신이 얼떨떨했다. 짙어 가는 어둠이 종잡을 수 없는 불안과 모순의 깊은 미궁 속으로 그를 끌어들이고 있었다.
뒷일은 말할 나위 없이 뻔하게 번져졌다. 연약한 김영숙이 칼도마에 올라 울고 까무러치며 항변했지만 소용없었다. 밤새 잣 20톤이 모두 도륙당하는 것으로 문제는 속결되고 말았다. 새벽 4시가 훨씬 지나 꼬리 긴 화물차가 무겁게 움직였다. 마을의 개들이 저마끔 짖어대며 수탈자들을 지탄했다.
-p.113
사변적인 불의의 기습에 반 정신이 나갔던 노동자들이 차츰 반발하기 시작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고, 참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제 아니 정치적으로 암둔하고 짓밟히는 것을 숙명으로 감수하고 살아오는 뿔 구부러진 노동계급이지만 1년 나마 피땀을 바쳐 가꿔...
[사회/문화]
...그를 불러 몇 동작을 찍어 돌려보니 배우로 품이 있었다. 특히 앞으로 가면서 뒤로 돌아서 웃어보는 모습이 귀엽고 아름다웠다. 인물이 잘나고 신체가 좋다고 영화가 잘되는 것은 아니다. 실물과 배우의 동작은 별개의 현상이다. 그해 가을 윤두근 시나리오, 강홍식 총괄지도로 제작된 영화 〈향토를 지키는 사람들〉에서 마을 처녀로 등장한 것이 그의 첫 배우생활이었다.
영화촬영소 주변이 순안지구에서도 외진 곳이라 마을과 떨어져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 좀 떨어져 철도종합병원이 있어 치료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김정일이 영화촬영소를 지도하면서 그 주변 지역이 평양시 형제산 구역으로 편입되었다. 그 전까지는 먼지가 풀풀 날리는 평안남도 순안지구의 한구석이었다.
우인희는 서울에서 태어나 어머니가 개성으로...
[지리/관광]
...영역은 산과 들, 바다 등 우리 땅과 우리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화와 생활을 가르쳐 주어 아이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우리나라의 이런저런 모습을 알 수 있어요.
우리나라의 자연은 ‘금수강산’ 이라고 불려요.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답다는 뜻이지요.
푸른 산과 맑은 강이 흐르는 우리 금수강산에는 크고 작은 도시와 마을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일을 하며 살아가요.
농촌은 농촌대로, 산촌은 산촌대로, 어촌은 어촌대로 자연을 이용해서 서로 도우며 생활하지요.
이 영역의 책들은 지도와 기후, 지형 등 지리 공부에 필요한 기본 지식과 함께 사람들이 사는 지역에 따라 생활 모습은 어떻게 다른지, 각 지방마다...
[지리/관광]
...도림천을 끼고 있어 모래가 많다는 의미에서 모랫말(사천리)이라고도 불렸다. 소설가 황석영이 자신의 유년시절을 회고한 작품 『모랫말 아이들』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방직 공장 근처 영단주택에 살고 있는 주인공 수남은 창문 밖으로 영등포 공작창의 용광로 불빛이 어른거리는 것을 바라보곤 한다.
이곳이 일제 시기에 이르러 실을 뽑는 마을이라는 의미의 사옥정(絲屋町)으로 불리게 된 것은 영등포의 대규모 방직 공장 밀집과 무관하지 않다. 대표적으로 문래동 자이아파트 단지는 종업원 2천 명 규모의 종연방적(해방 후 방림방적)이 위치했던 곳이다. 문래근린공원에는 경성방직에서 기증한 거대한 물레 모양의 조형물이 설치돼 있어 이 도시의 과거를 상징하고 있다.
--- p.146~147
[정치/군사]
...style="font-size:15px">초판 내용을 수정 보완하고
두 편의 마을 이야기를 새로 추가한 수정증보판!
제51회 한국출판문화상, 제24회 단재상 수상작
“한국전쟁에 관한 기념비적 저작”
한국전쟁 미시사의 역작!
“한국전쟁기 마을 사람들은 왜 그토록 서로를 죽였던 걸까?”
[학술논문] 박완서 소설의 ‘공모’ 의식과 마음의 정치—1987년 이후와 박완서 소설의 1970년대 서사
...시절을 거쳐 1987년에 비로소 이루어진 직접 선거제도는 민주주의의 상징처럼 한국사회를 기대와 희망으로 들뜨게 만든다. 그리고 실제로 1988년 월북작가의 해금조치를 비롯하여 과거사를 청산하는 여러 가지 복권운동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1970년 등단하여 줄곧 반공주의의 영향력을 다뤄온 박완서는 1970년대 어느 작은 마을에서 국회의원 선거를 치룰 때마다 마을의 주민들이 권력의 편에 서기 위해 스스로 선거 부정을 일삼던 일을 ‘복원’이라는 수기를 통해 고발하는 이야기를 심사하는 과정을 다룬 소설을 발표한다. 이 수기의 주인공은 1987년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세상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서 1970년대 자신이 저지른 부정과 권력의 추악한 면모를 생생히 증언한다. 그러나...
[학술논문] 『꽃 파는 처녀』의 신파성과 대중성 그리고 상호텍스트성
...복잡한 텍스트 형성 과정과 역사로 인해 오히려 그것은 북한문학의 특수성을 살펴보는데 최적의 텍스트라 할 수 있다. 『꽃 파는 처녀』는 주인공 꽃분이와 동생 순희 그리고 어머니와 오빠 철용 등 일가족을 중심으로 배지주 부부와의 계급적 갈등과 항거를 서사의 중핵(kernel)으로 삼고 있는 작품이다. 배지주의 소작인으로 살아가는 꽃분이 일가를 비롯한 가난한 마을사람들과 일제 경찰・군수 등과 결탁한 배지주 부부와 갈등을 기본조건으로 하고 꽃분이 일가의 수난과 혹독한 삶이 작품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이루고 있다. 『꽃 파는 처녀』는 항일혁명의 전통과 인민대중의 사상무장과 계급교양이라는 대원칙과 창작방법에 충실한 작품으로 주체예술의 전형이자 정전(正典)으로 통하지만 이념의 잣대를 걷어내고 오직 스토리와 미적 형식만을 놓고...
[학술논문] 불가리아 작가가 본 한국전쟁 당시의 북한 사회 - 게오르기 카라슬라보프의 회고록을 중심으로
...‘Rabotnichesko delo(노동신문)’에 24회에 걸쳐 연재되었다. 작가는 신의주에서부터 평양까지 가면서 본 북한 주민의 열악한 상황, 전쟁의 실상 그리고 노동자들의 삶을 묘사했다. 그는 고아원, 공장, 마을 등을방문하면서 북한 사람들이 불가리아 사람들과 비슷하여 고향에 있는 것처럼 느꼈다고 했다. 그는 많은 전쟁 영웅과 김일성을 만나고서 북한 사람들의 용감함, 사회주의 체계, 러시아와 중국을찬양했다. 카라슬라보프는 사회주의적 관점에서 전쟁이 보통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북한 사람들의 승리를 향한 강한 의지를 서술했다. 이 회고록은 북한 방문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북한의 자연과 풍습에 대한 자세한 설명 그리고 전쟁 상황에 대한 촌평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이유로 회고록이 연구와 독서로서의 가치를...
[학술논문] 한강수계 신석기시대 수혈주거지 연구
...일부지역으로, 우리나라 태백산맥 서쪽의 중간지점에 해당된다. 동쪽으로는 태백산맥을 경계로 동해중부 해안지역(영동지역)과, 서쪽으로는 한강 본류를 경계로 서해중부 해안․도서지역과 구분할 수 있다. 한강수계는 1925년 乙丑년 대홍수로 서울 암사동 유적에서 신석기시대 문화층이 노출되면서 처음으로 알려졌다. 1968년 이후 여러 차례 발굴조사가 이루어져 신석기시대 마을유적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최근에는 대규모공사에 따른 발굴조사가 활발해지면서 북한강수계의 남양주․춘천․홍천․화천, 남한강수계의 영월․원주․음성․정선․제천, 본류수계의 김포․성남, 임진강수계의 양주․파주지역에서도 신석기시대의 수혈주거지가 증가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각 수계에서 확인된 신석기시대 주거지의 입지․평면형태․면적․노지․주공․출입시설 등의 구조...
[학술논문] 한국전쟁 이후 개성주민의 삶의 변화 연구
전쟁은 사람들의 삶에 매우 직접적이고 폭력적으로 간섭한다.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가족과 마을공동체가 파괴된다. 어디서 살고 있었는지, 누가 점령했는지에 따라 주민들의 삶이 변하고, 고향을 떠나온 사람 역시 낯선 지역과 낯선 인간관계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분단직후 남한의 지배를 받았던 개성지역의 주민들은 한국전쟁시 잔류와 월남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았다. 북한의 지배 아래 잔류한 개성주민들은 집단화 과정을 겪으면서 소상공업자에서 협동조합원으로, 사회주의 인민으로 다시 태어났고, 월남민의 가족은 배신자의 가족으로 낙인찍혀 광범위한 차별 속에 살아갔다. 개성출신 월남민들은 학력과 경제적 전문성,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남한사회에 정착하였으며, 특히 학계와 경제계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며 현대적 상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