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민족을 단위로 생각하는 통일론에 대한 믿음이 많이 옅어졌다. 또한 과거 독재정권의 유산으로 인해, 민족과 국가 같은 거대한, 우리가 속한 공동체의 의미에 대한 회의도 많다. 그렇지만 통일은 여전히 민족의 큰 문제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물론, 민족 중심의 통일관을 다시 제기하지만, 과거의 논의와는 한 차원 다르다. 지금까지 민족주의 통일론은 우리나라가 약소국의 지위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고려되었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는 세계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또는 능가하는 통일국가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리고 이를 ‘大한민국’의 비전으로 명명했다. 아직 경제와 사회문화만큼 정치 영역이 발전하지 못해 뜻있는 국민들의 피땀눈물이 필요하겠지만, 우리 민족의 큰 미래는...
[사회/문화]
...평화권이 그러하다. 한국 평화학에서 인권문제가 갖는 특수성과 보편성을 균형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한국 평화학의 깊이와 그것이 세계 평화학에 기여할 잠재력을 잘 보여줄 것이다.
평화주의 시각에서 분단정전체제를 분석할 때 그 대안은 무엇인가? 통일은 민족주의의 틀에 갖춰버려진 비원(悲願)에 불과한 것인가, 아니면 통일이 되면 평화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가? 시대 변천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진보·보수를 불문하고 그동안 통일 담론이 민족주의와 국가주의의 틀에서 운위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럼 통일문제는 운명적으로 세계와 호흡하지 못하고 그 정당성은 과거를 호명하는 데서만 찾을 수 있는가? 세계시민주의와 같은 담론은 통일과 소통하지 못하는가? 다시 말해 평화학의 시각에서 한반도 통일문제를 어떻게...
[학술논문] 민족주의의 관점에서 본 바람직한 남북관계와 통일정책에 대한 고찰
남한 내의 대북인식과 통일관에 대한 갈등은 민족주의를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하느냐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먼저 민족주의의 연원과 개념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다음으로 한국 사회에서 좌파와 우파가 민족주의를 어떻게 수용하고 해석했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그 바탕위에서 우리 사회에서 나타났던 좌파와 우파의 민족주의의 관점에 따른 대북인식과 통일관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고찰해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올바른 민족주의적 관점을 통해 본 남한 사회의 대북인식과 통일관을 탐색해보고자 한다. 이 논문의 결론으로는 대북정책의 혼선을 지양하고 보수 민족주의의 진영과 진보 민족주의 진영 사이를 아우르는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을 마련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학술논문] 특집논문 : 역사인식 속에서의 냉전 - 북한 역사학계의 러시아사 이해
...주관적인 요인을 가리키는 것이고 후자는 객관적인 요인을 지칭하는 것이지만, 스탈린 시대에 스탈린이 역사해석의 권한을 독점했듯이 이 두 요소를 결합시킬 수 있는 권한은 주체사관의 핵심인 수령에게 있다. 따라서 북한 역사학은 스탈린주의 역사학에 그 근본을 두고 있고, 주체사관이 표방되고 있는 요즈음도 스탈린주의 역사학의 중요한 측면들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력사사전과 몇 종의 고등중학교 세계사 교과서를 통하여 북한 역사학계가 소련사를 포함한 러시아역사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살펴본다면, 이 점은 명확히 확인된다. 그 내용을 러시아 혁명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보자면, 북한 역사학은 러시아 혁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주제나 인물에 대해서는 과거 스탈린시대처럼 민족주의적인 기준들을 부분적으로 적용하여 심지어...
[학술논문] 식민지농촌 구술의 서사구조와 문화콘텐츠적 의의 - 전북 정읍 신태인읍 화호리 지역을 중심으로 -
...근현대사의 사회주의 사상의 산 증인이자, 남과 북에 치우치지 않은 사상가였던 김철수 가계의 삶과 귀향은, 화호리가 수동적으로 식민지배에 순응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자 우리 근 현대의 형태를대변하는 전형이다. 화호리의 삶이 가진 대립과 갈등, 그리고 해결의 지평은, 전통과 근대, 미신과과학, 근대교육과 서당, 신작로와 지평선, 남한과 북한, 민족주의와 제국주의 등 다양한 형태의 대립적 화소로 응축되어 있었다. 화호리 이야기의 이러한 이항대립적구도는 비단 화호리만의 이야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민족의 근현대사를 보여주는역동적 에너지를 담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본고에서 객관적 자료로정리된 화호리 주민구술본에 주목하여 스토리텔링의 자료로서 분석하여 문화콘텐츠적 의의를 고찰한 이유이기도 하다.
[학술논문] 桓雄天王과 檀君王儉에 대한 역사민속학적 고찰
...기록되어 있으므로 단군왕검으로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이 객관적 표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제왕운기』에서 제왕들의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환웅보다는 단군에 초점이 두어지게 되었으며, 조선시대에는 신이한 존재인 환인이나 환웅보다는 인간적 존재인 단군을 역사적 존재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개화기에도 이어졌으나 대종교에서 단군을 신격화하면서 민족주의 사학에서 단군신화라는 명칭이 고착화하게 되었다. 특히 일인 사학자들의 단군에 대한 연구가 전설과 설화로 취급하는 가운데 일본의 건국신화인 天照大神 신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桓雄神話라고 하지 않고 檀君神話라고 부르게 된 것을 알 수 있다. 일제 강점기 식민지를 극복하기 위한 민족정신을 앙양하려고 하였던 민족주의 사학자들은 단군을 민족의식의 구심점으로 삼고자 하여...
[학술논문] 문화적 접촉과 탈냉전의 전망: 황석영의 방북기, 자서전, 소설 『손님』을 중심으로
...하고, 더 나아가 북한의 공식 역사와 다른 의미를 도출하는 데 있다. 더불어 남북 화해가 통일과 즉결되었던 방북기의 시각 역시 이후의 텍스트들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방북기가 발표된 이후 자서전이 발표되기까지 대략 30년의 시간이 흐를 동안 그는 분단 극복을 위한 문학적 대응을 포기하지 않았으나, 방법론적 변화를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그는 민족주의의 한계를 인정하고 이를 대체하기 위한 세계시민주의를 주장하게 된다. 2000년 이후가 되면 방북 당시 그가 지지했던 통일이라는 무조건적이고 거대했던 목적론은 수정됐고, 외세를 배격하고 우리끼리 소박하게 살아가자던 낭만적이고도 민족주의적이던 방법론도 해체됐다. 이에 따라 방북기에서 긍정적인 근대화의 모습으로 재현되던 북한의 모습도 자서전과 소설에서는 거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