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장용학의 『圓形의 傳說』에 나타난 냉전기의 주체 분열 양상
...현실을 비판적으로 담아낸 『원형의 전설』은 한국전쟁을 내전이 아니라 세계적 냉전의 산물로 파악하고, 전후 한반도를 지배한 냉전 이데올로기의 허상을 들추어 당대의 국민이 경험해야 했던 주체의 분열 양상을 포착해낸 작품이다. 중심인물 ‘이장’이 친부를 찾고 자기 존재의 의미와 역사를 탐색하는 과정은 인간을 규정하고 억압하는 한반도의
대타자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장’은 끝내 사회의 집단적 정체성에 종속된 주체이기를 거부하고 체제 밖을 지향하는 이방인으로 남게 된다. 이러한 서사는 주체가 기존 질서의 기원과 바탕에 물음을 던지는 히스테리 담론 형식을 취한다. 국민을 동질화하는 지배 담론에 동화되지 못했던 자들의 영역, 즉 냉전 체제의 잉여 지대를 형상화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