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냉전기 재일조선인들의 ‘동서’ 횡단 이동과 인권 담론
... 귀국 행렬은 ‘사회주의 나라들의 승리’로 선전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이후 급격히 쇠퇴하였고, 반대로 남한에서는 1975년부터 총련계 재일조선인들의 모국 방문 사업이 전개되어 ‘인도주의의 승리’로 선전되었다. 그러나, 총련계 재일조선인의 분단된 고국의 남북으로 향하는
두
개의 흐름은 귀환권이나 이동권이라는 인권에 기초했다기보다 남북한 사이의 체제 경쟁이라는 정치 문제에 기인한 것이었다. 인권 담론이 지극히 정치적으로 행사된 것은, 재일조선인에 대한 식민지 지배 책임과 의무를 사장시킨 채 그들의 재입국 없는 북한 귀국을 정당한 인권 행사로 옹호한 일본이, 북한 거주 일본인 아내의 이동권 향유에 소극적으로 임한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