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탈북여성 이주 소설에 나타난 혼종적 정체성
... 현실에서 무감각해진 윤리적결핍감으로 인한 허기, 사막이나 초원으로의 무한 공간 여행을 통해서 욕망을 생산하고 체험한다. 현실과 환영과의 혼돈은 언어를 잃어버린 정체성의 혼돈으로 이어지며, 꿈과 현실이 전도된 우화 같은 상황은 그녀를 중심에서 끊임없이 이탈하게 만든다. 리나와 같은 이주 여성의 몸은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추상적 차이의공간에 놓이게 된다. 그들은 특정 영토를 벗어나 끝없이 떠도는 존재들이다. 그들의 정체성 역시, 지속적인 변화에 열려 있다. 국경을 넘는 여성들은 근대적 시간의 발전 단계로 공간적 차원에서 더 경험한다. 그럼에도 그녀들이 이곳에도 저곳에도 속하지 않는 혼종적, 혹은 ‘제3의 공간’ 에 자리하고 있다. 그리하여 리나의 삶은 비결정적성과 불확정성과 탈주가 반복된다...
[학술논문] 감정에서 스펙터클로: 1980~90년대 ‘항미원조(抗美援朝)’ 영화의 기억 정치와 서사 전환
1980년대 초의 ‘항미원조’ 영화는 문화대혁명 이후 개인의 감정과 윤리를 회복하려는 시대적 요청에 따라, 기존의 집단 영웅주의와 계급 투쟁 서사를 넘어서는 감정 중심의 도덕 서사를 시도하였다. <심현(心弦)>(1981)과 <심령심처(心靈深处)>(1982)는 여성 인물을 중심으로 개인의 내면, 선택, 책임, 윤리의 문제를 전면화하면서, ‘항미원조’ 전쟁을 개인감정의 차원에서 재구성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 실험은 여전히 감정의 귀속처를 공동체 윤리와 국가 정당성에 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한계 또한 분명히 노출되었다. 이후 1983년부터 1991년까지의 10년은 ‘항미원조’ 영화가 텍스트로 실종된 기억의 공백기였다. 이 시기의...
[학술논문] 도착된 순정과 불행한 의식 -유항림의 해방 이후 소설과 작가 의식의 일관성
...다루면서 창작 경향상의 일관성을 읽어보려 시도한 논문이다. 해방 이전 유항림의 소설에서 의도와 표현이 어긋나는 ‘도착’의 경향을 확인하고, 이러한 경향을 해방 이후 소설에 등장하는 서사의 분열 양상, 등장인물의 일관성 결여라는 현상과 연결시키고자 했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 해방 이후 발표된 유항림 소설의 전모를 정리 및 확인하고, 그간 본격적으로 다루어진 바 없었던 두 편의 중편소설을 중심으로 해방 이후 유항림의 문제의식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해방 이후 유항림의 소설이 개인의 윤리의식이 집단주의와 조우하는 방식, 개인의 창작적 영감이 집단적 향유물로 보편화되는 과정 등 체제 문학에 포섭된 작가로서 던질 수 있는 본질적 질문을 문제 삼고 있었다는 점을 밝혔다. 그러나 경직된 체제 하에서...
[학술논문] ‘소설의 TV드라마화’에 반영된 북한 김정은 체제의 정치적 딜레마–원작소설 「딸의 고민」과 텔레비죤극 『표창』 서사 비교 분석을 중심으로–
... 대한 성찰’을 일면 약화하여 전달하는 대신에 사회진출과 계급이동의 사적 욕망을 꿈꾸는 새 세대의 인민들을 공적윤리에 포섭하고자 하는 의도를 강조하고 있었다. 또한 ‘운명론’의 서사를 추가로 삽입하여 개인의 발전을 가치 우위에 두는 새 세대에게 당에 대하여 헌신적인 삶만이 가치 있다고 믿고자 하는 이전 세대의 삶을 강요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세대 간 갈등을 줄여 인민 결속을 희망하는 체제적 욕망을 드러내고 있었다. 나아가 원작소설이 고난의 행군 시기 요구되던 ‘근검・절약의 이데올로기’를 주장하는 것과 달리 TV드라마는 ‘안전과 책임의 이데올로기’를 내세워 김정은 체제의 북한사회가 직면한 ‘속도전의 한계’와 이에...
[학술논문] 북한문학의 미적 보편성과 정치적 특수성 - 비체제적 양식과 민중적 해석을 중심으로 -
...윤리의식을 잘 드러낸 작품들이다. 김혜인의 작품을 통해서는 북한사회의 현안이 사적 이익과 공적 이익의 충돌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해석은 내밀한 세계를 다루는 문학의 보편성으로 인해 도출 가능한 것이다. 김철순의 <인연>과 <꽃은 열매를 남긴다>는 사랑의 서사이다. 사랑은 문학의 보편적 테마이면서, 그 사회가 구현하고 있는 관계맺기를 드러낸다는 측면에서 의미있는 주제이다. 김철순은 정치성을 우위에 둔 사회에서도 사랑의 고뇌는 계속되고 있음을 드러내는 작가이다. 최근 북한문학에서 돋보이는 작가는 서청송이다. 이 작가는 <영원할 나의 수업>과 <무지개>를 통해 체제에 동원되지 않는 인물들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북한 노동자들의 구체적 생활상을 반영한 서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