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김정은과 남한 대통령 정치 담화의 프레이밍 전략 비교: 형용사를 중심으로
본고는 김정은과 남한 대통령 정치 담화에 나타난 프레이밍 전략을 형용사를 통해 비교한다. 본고는 정치체제의 차이가 국가지도자의 언어 사용, 여기서는 형용사 사용의 차이로 이어진다고주장한다. 두 가지 프레임을 통해 남북한 국가지도자들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고 정당화하지만, 그 방식에는 서로 차이가 있었다. 첫째, 관습적 가치 프레임에서 김정은은 정치 외의 가부장제나 종교, 군신 관계 같은 사회의 다른 부문의 가치를 활용하는 반면, 남한의 대통령들은 자유민주주의의 정치 부문 가치를 주로 활용했다. 둘째, 신체화 프레임에서 김정은은 남한의 대통령들보다 더 자주, 더 많은 형용사로 프레임을 활성화하며 자신의 권력이나 지배에 긍정적인 대상들을 인민들에게 실감나게 제시하고자 했다.
[학술논문] 전쟁의 정치적 변용 - 50~60년대 ‘항미원조’ 전쟁영화를 중심으로 -
...정체성을 어떻게 규정하는지, 한국전쟁을 빌어 어떻게 혁명역사의 계보를 완성하는지를 살펴보았다. <상감령>(1956)에서는 건국 초기, 한국전쟁의 실패를 ‘승리’로 각색함으로써 일반대중에게서 조국에 대한 자긍심과 애착을 끌어내어 새로운 국민 정체성을 창출해냈다. <기습>(1960)에서는 대약진 시기, 국가의 남성적 은유를 통해 ‘강한 중국’의 이미지를 개발함으로써 좌초에 부딪힌 경제개발계획의 출로를 모색하고 중화인민공화국의 재도약을 타진했다. <영웅의 아들딸>(1964)에서는 문혁 전야, 홍위병 세대의 예비교육용으로 혁명역사의 계보를 완성하여 정치적 분열을 무마하고 국민대통합을 시도했다. 요컨대 17년 시기 중국영화는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학술논문] 정신분석의 시각에서 본 현대 한국의 고문과 조작
고문 상황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고문자와 피고문자 간 힘의 절대적 불균형성이다. 대타자 앞에 선 주체가 ‘돈이냐, 목숨이냐’라는 강제된 선택에 직면하듯이 고문자 앞에 선 피고문자 역시 ‘고문 이냐, 자백이냐’의 선택을 강요받는다. 고문 과정은 대타자의 은유적 대체와 상징적 질서의 변화, 그 결과로서 주체의 재정립이 일어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고문자들은 “우리가 간첩이라고 하면 간첩이지”라는 ‘주인담론’을 제시하며, 피고문자를 간첩이라는 주인기표로 대체한다. 그 다음으로 일종의 ‘대학담론’이 뒤따르는데, 고문자는 피고문자에게 그렇다면 어떻게 북한에 갔다 왔는지를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증거를 제시하라고...
[학술논문] 북한이탈주민 시의 ‘그림자(Shadow)’ 형상화 문제 -장진성의 시집과 수기를 중심으로-
...장진성의 작품 중 서사성이 강한 텍스트를 중심으로 그림자 즉, 슬픔과 분노의 표현 양상에 대해 살펴보았다. 인간의 정서를 언어로 빚어낸 시에서 ‘그림자의 형상화 문제’는 민감하고 중요한 주제다. 왜냐하면 본인을 비롯한 집단이 지닌 상처의 전모를 전면적으로 또 직설적으로 드러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시는 상징과 은유 등의 기법으로 에둘러 말하기 즉 직설적 말하기에 비해 안전한 방법으로 자기표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장진성의 시에 나타난 슬픔과 분노는 전자의 기법적 특성을 지니면서 내용적 측면에서는 그러한 정서를 초월하는 철학적 주제를 담고 있었다. 일면 시가 가진 함축성은 독자의 상상력을 증폭시키는 기능도 하지만, 구체적인 정황이나 서사의 인과관계를 따지기에는...
[학술논문] 재일동포문학의 남북갈등과 화해 -이회성, 양석일의 소설 다시 읽기
재일동포문학의 남북갈등 문제를 다루고 있는 주요 연구들은 대체로 재일동포문학을 분단체제의 반영물로 보거나 남북관계의 은유로 읽으려는 목적론적 읽기에 결박돼 있다. 이는 유사성을 등가성으로 치환하는 오류이다. 본고에서는 이 같은 연역적인 읽기 방식에서 벗어나 양석일․이회성 등 재일동포문학의 남북갈등과 화해의 양상을 있는 그대로 읽어보고자 한다. 이 글은 재일동포문학에 나타난 남북갈등이 단순한 재현적 갈등이 아니라 삶의 문제이며 분단체제에 대해 독립적이면서도 의존적인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는 관점에 서있다. 제67회 아쿠다가와상(1972) 수상자로 널리 알려진 이회성의 중편소설 「죽은 자가 남긴 것」은 아버지의 장례식을 둘러싸고 조총련의 일원인 주인공 나(동식)와 민단 회원인 큰형 태식과의 갈등을 다룬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