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군사]
...헤겔의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 관점으로 보면, 북한에게 있어 핵개발 성공은 주인에 대한 공포 속에서 노동을 통해 이룩한 도야(교양, bildung)이자 자기의식을 고양시키는 빛나는 성취였다. 핵무기는 단순한 무기체계를 넘어 북한 체제의 자기의식의 자유가 외화(外化), 물화(物化)된 것이었다.
- ‘헤겔의 인정 개념과 북한의 인정 투쟁’ 중에서
현재의 AI 시대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국가의 존립과 미래를 걸고 주도권을 다투는 치열한 국제적 경쟁의 시대로 정의될 수 있다. AI 기술의 진보는 경제, 외교, 안보를 총체적으로 재구성하고 있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글로벌 권력 지형을 새롭게 형성해 나가는...
[경제/과학]
...의미한다. 특히 순천의 입지는 지역경제가 해외(중국)로 확산하는데 결정적 기능을 수행하며, 이에 경제 주체별로 대응함으로써 나타나는 시너지 효과, 즉 ‘신(新)지역경제’를 전제하고 있다. (18)
북한에서의 ‘지역경제’ 개념은 남한의 지역경제와 유사한 측면도 있으나 본질적인 개념에서 차이가 두드러진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시, 군(郡)을 단위로 하는 지방경제 개념을 명시한다. “국가전체 공간의 하위 공간 단위가 지역”이듯이 북한에서도 국가 전체 공간의 200분의 1을 차지하는 군 단위를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지역적 거점으로 분류하고 있다. (23)
실제로 1990년대 경제난으로 촉발된 북한의 시장화는...
[통일/남북관계]
...‘민족공동체적 시각’이라는 새로운 틀이 등장하며 남북경협의 제도화를 견인했다. 이후 교역과 투자, 관광, 특구사업으로 이어진 남북경협은 협력의 지평을 넓혀왔지만, 정치적 이해와 군사적 긴장의 파고 속에서 번번이 확대와 위축, 재개와 중단의 악순환을 반복해왔다.
이 책은 적대의 시대를 지나 협력의 물꼬가 트인 이후 정권마다 각기 다른 전략과 대안을 펼쳐온 남북 간 경제관계 80년사를 입체적이고도 치밀하게 탐구한 최초의 종합 연구서이자 남북경협 연구의 결정판이다. 남북경협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배경부터 경협 논의의 흐름, 각종 제도와 사업들의 전개 과정, 오늘날의 정체 국면까지 남북 간 경제관계 전반을 방대하게 조망한다. 특히 최초의 남북 경제회담부터 일반교역과 위탁가공교역...
[사회/문화]
...비춘다. 저자는 장면과 개념을 병행한다. 공항의 꽃다발과 플래카드가 상징 자본으로 기능하는 과정을 보여준 뒤, 세대 간 기억 단절과 제도화된 기억의 작동—교과서, 추모 공간, 행사와 출판을 ‘기억의 정치학’으로 읽어낸다. 동시에 귀환자의 노년을 ‘역사적 외로움’으로 명명하며, 동지의 연쇄적 부재, 건강과 생계의 취약성, 자기검열이 남기는 침묵을 구체적인 생활 단서로 제시한다. 이 책의 미덕은 판결문과 연표가 말하지 못한 삶의 속도를 회복하는 데 있다. 사건의 클라이맥스보다 긴 일상, 영웅 서사보다 작은 하루의 문장들—주거, 의료, 관계망, 세대 대화가 모여 한 인간의 존엄을 다시 세운다. 결국 저자가 묻는 것은 정치적 기념이 아니라 권리다....
[사회/문화]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 등 비인도주의적 주민통제법을 제정하였다. 위 법들은 주민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한국’과 관련된 모든 행동과 표현을 강력하게 통제하여 처벌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은 2023년 12월 한국을 적대국가로 지정했다. 선대정권부터 표면적으로 내세웠던 민족자주통일의 개념을 포기하고, 숨겨뒀던 내면을 공개했다. 김정은 정권의 행보는 북한 사회에서 주민들의 일탈행위의 발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동시에 북한 정권이 사회통제를 더욱 강화시킬 것을 예고한다.
본서의 주제는 사회통제 기구 중 주민과 가장 가깝고 밀접한 관계인 ‘사회안전성’의 주민통제다. 사회안전성의 주민통제를 분석하여...
[학술논문] 헤게모니 정치 개념에 대한 비판적 검토: 김학노의 “아(我)와 비아(非我)의 헤게모니 투쟁론”을 중심으로
... 항상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 남북한 통합의 경우 서로주체적 통합보다 광역단위 지역수준과 국가수준으로 정체성이 분화-형성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 그는 헤게모니 개념의 의미 확장을 통해 설명력 높은 정치 개념을 수립하려 했지만, 헤게모니의 개념적 유용성이 사라지면서 권력투쟁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그의 정치 개념은 서로주체적 정치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현실주의 정치개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학술논문] 해방과 개념, 맹세하는 육체의 언어들 ― 미군정기 한국의 언어정치학, 영문학도 시인들과 신어사전을 중심으로
...“아첸 스빠시보, 댕큐 베리 마치”라는 인사말로 상징되는 언어공간은 흔히 ‘모던어’ 혹은 ‘현대어’로 범주화되었다. 여기 서 정치와 법의 형식은 풍속의 형식으로 세속화된다. 2) 미군정기 한국의 신어 중 7할을 장악한 것은 소위 ‘이즘’의 언어였다. 주로 사회주의와 깊이 관련된 이들 신어들은 과학적 사회 분석에 기반하여 일종의 정치적 맹세로 유도되는 경향을 보인다. 소위 선도 개념을 통한 기대 지평의 확보가 이들 언어의 특징이다. ‘역사에서 정치적 약속의 기초’를 이루는 이 이즘의 어휘들은 일종의 코뮨, 즉 ‘맹세로 맺어진 결사’들을 만들어냈다. 해방기 내전적 상황이 친일과 부일협력과 같은...
[학술논문] 복수의 ‘민주주의’들 ― 해방기 인민(시민), 군중(대중) 개념 번역을 중심으로
...우파 모두에게 그리 긍정적인 의미의 번역 어는 아니었다. 좌파에게는 반동적 부르주아 개념에 가까웠고, 우파의 경우는 정치적 의미가 소거된 ‘일반인’이란 개념으로 거의 사용하지 않는 번역어였다. 그러다가 단정 수립 이후에 ‘인민’ 개념은 북한의 언어로 정리된다. 남한에서는 단정수립기 잠깐 ‘시민’이 ‘인민’ 개념을 대치하다가 그마저도 위력을 잃는다. ‘국민’이라는 개념어가 전면적으로 그 의미를 대신하게 되는데, 이 때 ‘국민’의 개념은 ‘국가’를 구성하는 주체란 개념으로 정치적 주체였던 ‘인민’과는 그 의미가 달랐다. 그것은 국가 주도의 이념이...
[학술논문] 해방직후 중도파의 정치노선과 평화관
...한반도가놓여 있는 전쟁위험의 상황을 타개할 방향을 모색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것은 전쟁과 분단의 현실을 극복하고 평화로 가는 길을 말한다. 평화는 대외적 조건 뿐만 아니라 대내적 상황도 매우 중요하게 고려하면서 달성해야할 역동적 개념이다. 평화의 확보를 위해서는 대외적으로는 자주와 독립을 유지해야 하고 대내적으로는사회통합, 개혁과 연대를 지향해야 한다. 그러할 때 적극적인 평화상태, 평화국가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논의들이 오늘날 주목받는 이유는 한반도에서전쟁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고 남북한 간의 화해와 협력, 통일이 한반도의평화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시사점을 해방직후 중도파의 정치노선을 통해 엿볼 수 있다. 그들의 정치노선은 평화를 지향하는 통일국가를 목표로 하였다.
[학술논문] 관료집단에 대한 통제력이 정책결정과정에 미치는 영향 :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 비교
...등의‘매개인사 활용능력’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본 논문은 대북정책결정과정에서 관료집단에 대한 통제력을 확보하는 것이 정책의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임을 밝히고, 그러한 통제력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개념화했다는 점에서 그 학문적 의의를 가진다. 특히 정치권력과 관료권력간 갈등, 부처별 정책선호의 차이로 인한 갈등 등이 단지 대외정책결정과정에서만 발생할 수있는 문제는 아니란 점에서 그 정치학적 의미는 향후 더욱 계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향후 개혁적 기조를 지닌 정치세력이 집권할 시, 정치적 능력의 신장을 통해 관료집단에대한 통제력을 제고하는 한편, 대통령의 정책기조를 관료들에게 설득하는 동시에 개혁을 수행토록 할 수 있을 만큼의 전문성, 경력 그리고 신망을 두루 갖춘 중량감 있는 매개인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