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북한 주민의 일상의료 경험: 2000년대 이후 의료지형의 환경조건과 영역별 주민 실천을 중심으로
...질병과 상해의 계층화, 감각에 기반한 선호와 결정, 제도권의료에 대한 불신과 거리두기, 당국의 이중적 통제와 방임이 일상의료에 뒤섞여 있다. 역설적으로, 그런 일상의료의 지형 자체가 질병의 ‘발명’을 지연시키고 심리적 면역을 강화하는 측면도 존재한다. 2000년대 이후 20여년의 시간 동안, 시장의료가 나름의 틀을 잡고 확장되는 등 다소 변화가 발견되지만, 가장 혼돈스러웠던 상태를 빠져나왔을 따름이다. 주민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하는 방향으로 일상의료의
내구력이 향상되었다고 판단하기 어렵고 출구전략도 보이지 않는다. 의료란 선험적·독립적 영역이 아니라 사회와 주민 일상의 전 영역과 깊이 연계된 것이기에, 향후 북한 일상의료의 지각변동은 사회변화의 최종심급일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