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타민족을 가둔 곳이 아니라 같은 언어와 같은 핏줄의 동족을 서로 감시하고 억압하는 수용소였다. 그래서 모멸은 더 깊었다. 어릴 적 소꿉친구가 보위원이 되어 죄수 앞에 서고, 장본인이 죽어야 연좌제로 함께 끌려온 가족이 풀려나는 제도 속에서 친족의 살인까지 벌어진다. 자기 언어가 무기가 되고, 자기 피가 족쇄가 되는 곳. 그 역설적인 상황이 이 책의 심장을 이룬다.
그럼에도 『캠프 15』는 단순히 어두운 기록이 아니다. 16살 소년 도성진의 눈으로 본 수용소는 공포와 절망 속에서도 해학과 인간성이 꺼지지 않는 무대다. 죄수들은 웃음으로 버텼고, 농담으로 공포를 비틀었다. 이 책은 공포와 눈물을 짜내는 고발문학이 아니다. 절망 속에서도 피어나는 인간의 유머와 연대, 사랑과 우정을 더 감명 깊게 보여준다.
[사회/문화]
...타민족을 가둔 곳이 아니라 같은 언어와 같은 핏줄의 동족을 서로 감시하고 억압하는 수용소였다. 그래서 모멸은 더 깊었다. 어릴 적 소꿉친구가 보위원이 되어 죄수 앞에 서고, 장본인이 죽어야 연좌제로 함께 끌려온 가족이 풀려나는 제도 속에서 친족의 살인까지 벌어진다. 자기 언어가 무기가 되고, 자기 피가 족쇄가 되는 곳. 그 역설적인 상황이 이 책의 심장을 이룬다.
그럼에도 『캠프 15』는 단순히 어두운 기록이 아니다. 16살 소년 도성진의 눈으로 본 수용소는 공포와 절망 속에서도 해학과 인간성이 꺼지지 않는 무대다. 죄수들은 웃음으로 버텼고, 농담으로 공포를 비틀었다. 이 책은 공포와 눈물을 짜내는 고발문학이 아니다. 절망 속에서도 피어나는 인간의 유머와 연대, 사랑과 우정을 더 감명 깊게 보여준다.
[학술논문] 17세기 수도권 방어체제 정비와 총융청의 위상 변화
.... 그 결과 총융청은 경기 서부 내륙 방어를 담당하는 내・외영 편제의 군영으로 재편되었다. 숙종대 후반에는 청 해적의 위협과 보장처의 실효성 논란 속에서 도성 수비 강화가 추진되었다. 중앙군영 군제의 재편 과정에서 총융청 역시 편제가 정비되었으나, 유사시 내영과 외영의 대규모 병력이 집결할 거점 마련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이때 북한산성이 축성되고 탕춘대가 배후기지로 정비됨에 따라, 총융청은 이를 신지(信地)로 확보해 도성과 경기 서북부 외곽 요충지를 연결하는 중추 군영으로 변모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18세기 수도권 방어체제를 도성 수비 중심으로 전환하는 결정적 기반이 되었고, 총융청은 그 전환의 핵심 매개로서 새로운 위상을 갖게 되었다.
[학술논문] 17~18세기 동아시아 정세와 조선의 도성 수비체제 이해의 방향
이 논문은 조선후기 도성 수비체제의 정비가 동아시아 국제정세의 변동과 연계되어 전개되었음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7세기 중반 명나라 멸망 이후 동아시아 국제정세는 명의 잔존 세력의 저항과 몽골의 갈단, 러시아 세력의 대두로 인해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이 계속되었다. 동아시아 정세에 대응하여 조선은 도성 주변에 성곽을 축조하고 군사력을 정비하는 등 국방체제를 정비하였다. 18세기 초 일시적인 국제정세 안정에 따라 도성 방어체제 강화의 움직임은 줄어들었으나 준가르 세력의 대두로 인해 다시금 도성 수비체제 강화가 모색되었다. 아울러 조선의 도성수비체제는 한성의 도시발달과 연계되어 진전되었다.
[학술논문] 2022 개정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북한사 및 남북관계사 서술의 특징-북한사 비판주의, 남북관계의 남한 주도성, 통일운동사・통일논의의 부재를 중심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검정과정을 마친 9종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대상으로 북한사와 남북관계사 서술의 주요 특징을 분석하였다. 북한사 서술의 경우, 북한 정권 수립의 배경에 해당하는 소련 군정기가 배제되었으며, 전반적으로 부정적 관점에 입각한 비판적 서술 경향을 띤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3대 세습체제’와 경제의 낙후성 및 한계를 중심으로 비판점이 형성되었다. 이같은 서술 경향은 학계의 연구성과 및 관심 주제의 반영이라기보다 한국 사회의 보편적 관심사안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남북관계사 서술의 경우, 남북 상호작용에 의한 원인보다 주로 남한 정부의 노력에 의한 결과라는 관점에서 이루어졌다. 또한 긍정적 의미 부여가 가능한 남북대화의 성과, 즉 역대
[학술논문] 조선후기 조령산성의 운영과 수성절목
...계곡에 자리한 2관문을 통과하여 3관문인 조령관을 지나는 길을 차단한 관성(關城)인 동시에, 이 길의 동쪽 높은 위치에 예로부터 입보(入保)하기 유리한 지리적 조건을 갖춘 내외 2중의 산성을 형성하였다. 경상북도 북부의 낙동강 발원지 부군 고을들의 세금이 이 고개를 통해 북쪽으로 고개를 넘어 한강 유역의 큰 도시인 충주에 이르러 창고에 보관되었다가 도성(都城)으로 운반되었으므로, 세곡운반 루트의 길목을 지키는 교통로를 지키는 곳이었다. 이러한 산성의 구조는 내외 이중의 성벽을 가진 산성의 구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령산성이 자리한 고을인 문경현은 성 밖의 관아에 수령이 있고, 항시 산성에 머무르는 별장에게 평상시 산성을 관리하도록 하였다. 이들 두 관리는 산성을 지키는 연습과 실제 산성에서 방어하는 경우...
[학술논문] 2022 개정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북한사 및 남북관계사 서술의 특징-북한사 비판주의, 남북관계의 남한 주도성, 통일운동사・통일논의의 부재를 중심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검정과정을 마친 9종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대상으로 북한사와 남북관계사 서술의 주요 특징을 분석하였다. 북한사 서술의 경우, 북한 정권 수립의 배경에 해당하는 소련 군정기가 배제되었으며, 전반적으로 부정적 관점에 입각한 비판적 서술 경향을 띤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3대 세습체제’와 경제의 낙후성 및 한계를 중심으로 비판점이 형성되었다. 이같은 서술 경향은 학계의 연구성과 및 관심 주제의 반영이라기보다 한국 사회의 보편적 관심사안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남북관계사 서술의 경우, 남북 상호작용에 의한 원인보다 주로 남한 정부의 노력에 의한 결과라는 관점에서 이루어졌다. 또한 긍정적 의미 부여가 가능한 남북대화의 성과, 즉 역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