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아카이브8000만 웹진 4호
...0px;"내 시선이 머문 곳에는 한 여성이 건물 벽에 기대어 앉아 울고 있었다. 3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그녀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큰소리로 감정을 토해내고 있었다.
지하철 도착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발걸음을 멈출 수는 없었지만, 그 울음소리는 쉽게 잊히지 않았다. 공공장소에서 울음소리를 듣는 일은 나에게 너무도 낯설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 울음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하자, 갑자기 주변의 다른 소리들이 더욱 또렷하게 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하철 문이 열리는 ‘띠링’ 소리, 에어컨이 돌아가는 윙윙거리는 소리, 누군가가 전화로 대화하는 목소리, 계단을 오르는 발걸음 소리, 교통카드를 찍는 ‘삑’ 소리까지. 일상 속에 늘 존재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