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끓일 수 없는 가마』는 북한 안에서 직접 겪은 현실을 바탕으로 쓴 자전적 실화 소설이다. 작가가 북한 내부에서 집필해 목숨을 걸고 반출한 이 원고는 존재만으로도 문학의 경계를 넘어서며, ‘글을 쓴다’라는 행위 자체가 지닌 무게와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 책은 북한 체제 내부에서 ‘그 구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몸소 겪은 사람의 시선에서 서술되므로 외부인의 추론과는 차원이 다른 밀도를 지닌다. 독자는 사건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체제 안에 깊숙이 들어가 있는 감각을 경험하게 되며, 북한 사회가 어떻게 인간의 존엄을 파괴하는지를 체감하게 된다.
이 책은 사실로서의 증거와 감정의 울림을 동시에 지닌다. 또한 감옥과 심문...
[정치/군사]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당대 중국의 문예는 창작부터 출판, 소비, 선전, 비평에 이르기까지 당의 철저한 관리 아래 조직적이고 통합적으로 이루어진 문예 창작 메커니즘 속에서 이뤄졌다. 당대 중국 문예 실천의 첫 장을 열어젖힌 항미원조 문예는 당대 문예에 큰 영향을 미친 옌안 시기의 해방구 문예를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당대 문단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접합점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공산당 통치구역인 해방구와 국민당 통치구역인 국통구 등 다양한 배경의 작가들은 항미원조 선전과 창작 활동을 통해 새로운 문단의 지위를 얻게 되었다. 작가들에게 조선...
[사회/문화]
...각종 소식이 담긴 소책자 속에 함께 넣어 북한으로 날려 보내는 이야기”를 담은 전작장편소설.
작가는 남북분단으로 인해 〈한국 현대소설문학의 공간적 반쪽현상〉과 〈왜소성〉을 발견, 이를 극복하는 장편소설을 집필하기 위해 30년 넘게 북한을 연구하며 소설을 써온 북한전문가 겸 현역작가. 장편소설 《하늘 강냉이》, 《청해당의 아침》, 《퇴함》 등 주로 조국분단 관련 소설을 많이 발표해 온 그의 소설작품 속에는 언제나 남북한이 공존하며 〈한국 현대소설문학의 공간적 반쪽현상〉을 극복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와 문학적 주제가 빛나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작가의 전작장편소설 《애드벌룬》은 옥산장씨 31대손이자 평안북도 대지주였던 정진관 일가가 1946년 3월...
[사회/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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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북한의 전쟁 제재 소설의 주제, 인물 형상화는 북한 인민이 분발하고 노력하도록 격려하는 정신적인 에너지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작가들은 전후 복구 건설에서 인민의 열의를 결집해야 한다는 당의 제시를 소설로 체현하였다. 1950년대 북한의 6·25 전쟁 소설에서 전방의 전사들을 자신보다 국가와 인민을 위해 죽음도 불사하는 인물로 형상화하고, 미군과 한국군이 점령한 곳에서 인민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지하 투쟁을 전개하는 인물로 형상화한다. 긍정과 부정의 이분법으로 구분한 인물 형상화와 선과 악의 대립에서 북한 군인과 인민의 승리로 귀결되는 구도는 익숙한 서사이다. 긍정적 인물형인 영웅들의 고난과 희생, 극복하는 전쟁 서사를 통해 인민은 전쟁 영웅의 정신을 내면화한다.
[사회/문화]
...3월 20일 이후 남로당 계열 문학자가 사상 전선에 중용된 것에 소련−구체적으로 스탈린−이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 마지막, 해방 후 8년간 북한문학의 전개에서 김일성은 어떤 역할을 하였으며 전쟁 이후 북한문학 전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해방 후 8년간 북한문학의 형성과 전개는 임화가 국가건설기 문학자의 과제로 제시한 문화통일전선의 형성, 정체, 복원, 소멸의 과정이었다. 동시에 이것은 당 문학 이론을 근거로 한 수령문학(혹은 개인숭배문학)의 씨가 뿌려지는 과정이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제2부는 해방 직후부터 한국전쟁 발발 전까지의 북한문학을, 그리고 제3부는 한국전쟁 발발부터 한국전쟁 정전 직후인 1953년 8월 6일까지의 북한문학을 탐구한다.
[학술논문] 조선문학가동맹과 북조선문학예술총동맹의 대립과 그 원인, 1945~1953
...’ 즉 작가의 세계관과 그의 문학적 성취는 별개라는 입장이었고, 이를 좌파와 중간파가 협력하는 중요한 이론적 근거로 삼았다. 이러한 분열과 대립은 1946년 8월과 11월 북조선로동당과 남조선로동당이 창립되는 것에 발맞춰 두 문학 단체가 ‘당의 문학’을 문학운동의 노선으로 채택함으로써 봉합 국면에 들어갔다. 그러나 북조선문학예술총동맹은 소련의 문예이론을 이식하여 ‘고상한 애국주의’와 김일성의 개인숭배를 강조하는 문학노선을 만들어간 반면에, 조선문학가동맹은 작가 내부의 낡은 세계관과의 투쟁과 새로운 리얼리즘의 창조를 강조하면서 둘 사이의 노선 차이는 점점 커졌다. 이러한 차이는 1951년 두 문학 단체가 통합되면서 당의 문예노선에 대한 갈등으로 발전하였다....
[학술논문] 최명익 수필집 『글에 대한 생각』 연구
... 점에서 지금껏 소설에만치중돼 온 최명익 연구의 폭을 넓히는 데 기여할 수 있으리라 보았다. 전반부에 수록된 여덟 편의 수필들은 전후 복구건설 및 사회주의 기초건설 시기(1953-1960)와 사회주의 전면 건설기, 천리마운동 시기(1961-1966) 당시의 북한 문학계 의 흐름과 정치적 변화를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는데 이 점은 3장에서 살펴보았다. 이작업을 통해서 각 시기 북한의 당 정책과 이에 대한 최명익의 문학적 대응을 살필 수있었다. 본문 4장은 『글에 대한 생각』 후반부를 중심으로 최명익의 언어의식과 작가정신을살펴보았다. 『글에 대한 생각』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최명익의 언어의식과 작가정신을 보여주는 내용이 수필집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어 하나하나가 그정확성, 부정확성에...
[학술논문] 북한과 중국 농업집단화 소설의 애정서사 비교 연구―천세봉의 『석개울의 새봄』과 호연의 『맑은 하늘』을 중심으로
...경제발전에 소중한 경험을 제공하였을 뿐만 아니라 문학창작의 중요한 소재로 되어 문화영역을 풍부히 하였다. 그중 천세봉의 『석개울의 새봄』과 호연의 『맑은 하늘』은 양국 문학계에서 전범으로 인정받는 농업 집단화 과정을 그린 대표적인 장편 소설로서 그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대부분이 “농업 집단화”라는 내용적은 측면에 우선적인 관심을 둔 비평이 많으며 애정서사의 측면으로 연구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러한 견지에서 본고에서는 두 소설 속의 애정서사에 대해 주목하고자 한다. 농업 집단화 소설의 애정문제에 대한 연구가 미비하였음을 볼 때 이러한 접근이 새로운 시각에서의 연구가 될 수 있다. 사실 두 소설은 당의 문예정책에 호응하는 농업 집단화 제재의 소설임에도...
[학술논문] 애정과 영웅- 황건의 [행복]의 창작과 평가의 부침에 대한 연구 -
...초반에는 ‘애국주의나 영웅주의’를 바탕으로 하여 ‘내면 세계의 추구’라는 점을 강조한 반면, 1950년대 중반 이후에는 내면 세계의 강조에서 ‘당’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평가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조선 문학 통사(하)』(1959)에서 『행복』에 대한 평가가 사라졌던 것이, 『조선문학사(1945~1958)』(1978)나 『조선문학개관(2)』(1986), 『조선문학사(11)』(1994)에서는 복원된다. 여기서 『조선문학사(1945~1958)』나 『조선문학개관(2)』에서는 인민군 용사들의 투쟁과 애국심, 대중적 영웅주의를 형상화한 성과작의 하나로 ‘주인공의 성장’에 맞춘 평가가 이루어진 반면, 『조선문학사(11)』에서는 인민군...
[학술논문] 『꽃 파는 처녀』의 신파성과 대중성 그리고 상호텍스트성
...‘불후의 고전적 명작’은 북한식 문학예술의 한 범주로 연극과 가사 등 김일성 및 김정일의 창작과 지도로 만들어진 ‘항일무장투쟁기’의 혁명예술들을 가리킨다. 불후의 고전적 명작으로는 『피바다』・『한 자위단원의 운명』・『성황당』・『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꽃 파는 처녀』 등이 있다. 이들 작품은 대개 연극과 혁명가극(북한식 오페라)은 물론 영화와 소설로 제작되는 등 대부분 장르적 변용과 확장이 이루어졌다. 『꽃 파는 처녀』에 대한 연구는 주로 가극과 영화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으며 1977년 4・15창작단에 의해 장편소설로 만들어진 소설 텍스트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는 아직까지 시도되지 않았다. 『꽃 파는 처녀』는 연극・가극・장편소설・아동문학・화폐의 도안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