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미군 심리전과 ‘잔류’의 냉전 서사: 모윤숙의 한국전쟁 수기와 영상을 중심으로
...HRRI(인적자원연구소)팀은 한국에 도착해 북한군 점령기 주민을 대상으로 체험을 조사한다. 미 사회학자의 시각에서 북한은 소련 위성국가 중 하나이며 3개월간의 북한군 점령기는 냉전체제가 본격화되기 전에 미국의 작전과 전략을 확인, 검증할 실증적인 견본이기도 했다. HRRI팀은 적치삼삭 수기집 『고난의 90일』을 『빨갱이들의 도시 점령(The Reds Take a
City)』(1951)에 수록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중국어 등의 4개국 번역판으로 출판한다. 미 심리전의 일환으로 자신의 체험이 선택, 재현, 번역된 경험은 어쩌면 모윤숙이 30여 년간 잔류 서사를 부단히 반복하게 된 이유였을지 모른다. 자신의 개인적인 체험이 미 심리전에 활용되면서 모윤숙은 한국전쟁을 세계동시성의 사건으로 인식하고 미국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