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韓’이다.
내가 이 ‘한(韓)’이 우리나라 국호에 들어있는 글자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한 때는 어른이 되어서다. 그전에는 솔직히 관심도 없었거니와, 때로는 ‘한(漢)’으로 잘못 쓰기도 했다. 이런 실수 아닌 실수를 하면서도 ‘한(韓)’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았다. 교과서에서 가르쳐주지 않았기도 하거니와, 아무도 국호 ‘한(韓)’에 대해 이야기해 주지 않았었다는 핑계가 되레 정당성을 얻을 것 같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 ‘한(韓)’ 자가 어디서 와서 어떻게 우리 국호가 되었는지는 충분히 살펴보았으니, 이제 그 의미를 알아보자.
_(179p) 제2부 ‘대한’의...
[사회/문화]
...곡절을 가린다. 이 책은 바로 그 ‘연출된 영웅’과 ‘지워진 인간’ 사이의 틈을 집요하게 비춘다. 저자는 장면과 개념을 병행한다. 공항의 꽃다발과 플래카드가 상징 자본으로 기능하는 과정을 보여준 뒤, 세대 간 기억 단절과 제도화된 기억의 작동—교과서, 추모 공간, 행사와 출판을 ‘기억의 정치학’으로 읽어낸다. 동시에 귀환자의 노년을 ‘역사적 외로움’으로 명명하며, 동지의 연쇄적 부재, 건강과 생계의 취약성, 자기검열이 남기는 침묵을 구체적인 생활 단서로 제시한다. 이 책의 미덕은 판결문과 연표가 말하지 못한 삶의 속도를 회복하는 데 있다. 사건의 클라이맥스보다 긴 일상, 영웅 서사보다 작은 하루의 문장들—주거...
[사회/문화]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해방 80주년인 2025년, 한반도라는 작은 렌즈의 프레임에서만 사고했던 8.15를 동아시아로 확장시켜 그 당시 해방을 맞이했던 코리언들의 삶을 되짚어 보고, 의례적으로 기념하는 ‘국경일 8.15’가 아니라 현재 코리언들의 삶에 풍부한 사유를 제공하는 8.15와 만난다.
이 책은 한ㆍ중ㆍ일의 역사 교과서에 기록된 8.15, 해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설가 이태준의 단편소설ㆍ중국 동북 지역 조선인 시문학ㆍ재일조선인 소설 작품, 8.15를 맞이했던 전남 보성군 회천면·북한 사회·재일조선인 사회 등 지역의 모습을 보여 주며, 서로 다른 국가(지역)에서 해방을 겪으며 환희와 공포에 휩싸였던 그때의 풍경으로 안내한다. 또 현재 ‘코리언’이라는...
[사회/문화]
...분석한 현대 북한 서체사(書體史)라는 점에 출간의 의의가 있다.
제1장에서는 북한의 초기 언어학과 주체적 언어생활의 변화를 다루고, 제2장에서는 소련 점령기 동안의 한글 교육 정책과 타이포그래피의 변화를 살펴본다. 제3장에서는 북한 인민학교의 《국어》 교과서와 그 타이포그래피를 분석하며, 제4장에서는 북한 조선어 사전의 역사적 편찬 과정과 타이포그래피를 논의한다. 제5장과 제6장에서는 각각 신문과 잡지 편찬의 역사적 흐름과 타이포그래피의 변화를 다룬다. 제7장에서는 출판기관과 인쇄공장 설립과 발전 과정을 정리하고, 제8장은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종합 장으로서, 조선어 서체의 기원과 디지털 전자 서체로의 형성 과정을 다룬다. 마지막으로 제9장에서는 최근 북한의 IT 동향과 그 현황을 정리했다...
[통일/남북관계]
한 평생을 외교관으로 지낸 저자가 들려주는 소중하고 귀한 독립운동가 귀암 김용중 선생의 이야기
분단국가의 외교관으로 평생을 보내버렸다는 사실에 허탈하던 저자는, 우연히 재미 독립운동가인 귀암 김용중 선생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간 선생의 이야기는 교과서나 역사 관련 서적에 거의 소개되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선생은 해방 직후부터 분단이 되면 내전이 일어날 것이 뻔하므로 그것을 기필코 막아 보려 애를 쓰고, 결국은 전쟁이 터지고 말자 중립화를 통해 분단을 해소하고 통일을 이루기 위해 미국 내에서 평생을 바친 선각자이다.
구한말 이래 한반도의 영세중립을 한번쯤 주장한 정치인이나 지식인들이 더러 있기도 하지만, 30년을 끊임없이 전 인생을...
[학술논문] 남북한 역사 교과서의 임진왜란 서술체제와 내용의 비교 분석 -중학교『역사』와 고등중학교 『조선력사』를 중심으로-
Given the fact that Korea has been divided into south and north for more than half a century, significant differences in historical perspective are found in the two Koreas. History textbooks best show the gaps between the South and North perspectives on Korean history. Therefore, research on the commonalities and differences in South Korea’s and North Korea’s history textbooks is worth
[학술논문] 동북아시아 사회·정치철학의 특징과 현실 - 한국·중국·일본을 중심으로 -
...수호천사로서 미국의 역할을 역설했다. 하지만 100년 전 미국과 영국 등이 일본의 한반도 강탈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은 제대로 언급되지 않았다. 한편 ‘뉴라이트’라는 새로운 우파 단체는 한국에 대한 36년간의 일제강점을 이른바 ‘식민지 근대화론’이라고 하며, 국가민족의 반(半)노예시대를 미화하고, 새로운 교과서를 집필하여 광복 후 독재와 군사쿠데타와 그 정부들을 찬양하며 아직도 친일파 청산을 가로 막고 있다. 현재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도도한 흐름이 세계를 휩쓸고 있다. 우리를 둘러싼 내외의 현실은 여전히 급박하고도 어렵다. 안으로는 정치권이 개혁을 위한 구체적 비젼이 실종된 가운데, 곧 밖으로는 경제적 공황이란...
[학술논문] 수정주의적 보통국가론'의 대두와 일본 외교: 자민당 아베 정권의 재출범과 한반도정책 전망
...국가전략론들을 평화국가론, 보통국가론, 미들파워 국제주의, 수정주의적 국가주의의 4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고찰하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2012년 12월 출범한 자민당 아베 정부는 외교안보정책 성향 면에서는 일본의 안보체제 및 미일동맹 태세를 강화하여 국제적 안보역할을 확대하자는 보통국가론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역사문제에 관해서는 종군위안부 문제의 강제성을 부정하려 하거나, 교과서 검정기준이 되어온 근린제국 조항을 폐기하려는 수정주의적 경향을 보인다. 요컨대 자민당 아베 정부는 ‘수정주의적 보통국가론’ 성향의 대외정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이며,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에 대해서는 관계 개선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핵문제 해결 및 동아시아에서의 영토 및 해양 분쟁...
[학술논문] 안중근연구의 현황과 쟁점
...주목된다. 러시아의 안중근인식에 대한 연구는 박 보리스․박 벨라․따찌야나 심비르체바 등이 이끌었다. 일본의 안중근인식은 이규태와 이규수의 연구가 주목된다. 아울러 안중근인식에 대한 연구는 정현기․장화방 등에서 보듯이 역사학을 넘어 문학으로 확대되었다. 정현기․윤경섭의 안중근에 대한 인식연구는 북한으로 확대되었다. 또한 신주백 등은 연구의 범위를 한일 양국의 교과서로 넓혔다. ‘안중근의거에 대한 국제 정치적 배경’은 박종효와 신운용의 연구로 어느 정도 드러났다. 러시아가 안중근을 그토록 신속하게 일제에 넘긴 이유에 대해 박종효는 정치적 부담이라는 이유를 들었고, 신운용은 서재근․김재동의 연장선에서 이루어진 사법침탈의 결과라고 보았다. 한편, 안중근재판에 대한 연구는 ‘재판의 불법성’에...
[학술논문] 북한의 고전문학 교육 내용 연구-교과서 수록 작품의 선정 배경과 맥락을 중심으로
...차이를 밝히는 것도 요청된다. 따라서 교수요강, 교과서, 문학사 연구물, 사회주의 교육학 등의 자료를 통해 북한 고전문학 교육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피는 것을 이 연구의 과제로 한다. 북한의 경우 문학이 사상 교양의 수단과 도구 차원에서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문학의 강조와는 달리 고전문학은 북한 체제가 요구하는 사회주의 인간형 양성에 직접적으로 기여하지 못할 뿐 아니라, 당성, 노동계급성, 인민성 등의 요건도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점에서 경시되고 있다. 교과서 수록 작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작품과 장르에 사회주의 역사인식이 직접적으로 투사되어 작품 해석은 물론 평가와 교과서 수록 여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과서 수록 작품을 대상으로 사회주의 역사 인식의 반영, 노동계급성과 인민성의 강조, 애국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