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고난의 행군 기간 전후 북한 주민들의 민간신앙 연구: 비극적 죽음, 훼손된 추모 그리고 이어지는 삶
...기인한 것이다. 굶주림 속에서 절도, 사기, 거짓말이 일상화되면서 인간 사이의 사회적 관계도 멀어졌다. 게다가 경제 사회적 상황의 악화로 비극적인 죽음을 추모하기 위한 장례 의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에 망자에 대한 애도와 화해가 이루어지지 못했으며, 이러한 사회적 요인은 수면 아래 있던 ‘민간신앙’을 호명하였다. 추모의 단계에서 벗어난 이후 민간신앙은 개인의 일상으로 들어왔다. 의약품이 부족한 상황 속의 치병 의례, 탈북 직전의 불안감을 떨치기 위한 의례, 수월한 경제활동과 성공을 위한 의례 그리고 타인을 저주하기 위한 방식 등으로 다양화하였다. 비록 민간신앙이 북한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변환시킨다는
징후는 발견되지 않지만, 이는 분명히 유의미한 사회변동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