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정치학’으로 읽어낸다. 동시에 귀환자의 노년을 ‘역사적 외로움’으로 명명하며, 동지의 연쇄적 부재, 건강과 생계의 취약성, 자기검열이 남기는 침묵을 구체적인 생활 단서로 제시한다. 이 책의 미덕은 판결문과 연표가 말하지 못한 삶의 속도를 회복하는 데 있다. 사건의 클라이맥스보다 긴 일상, 영웅 서사보다 작은 하루의 문장들—주거, 의료, 관계망, 세대 대화가 모여 한 인간의 존엄을 다시 세운다. 결국 저자가 묻는 것은 정치적 기념이 아니라 권리다. 호명의 순간이 아니라 퇴장 이후의 삶을 제도는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독자는 마지막 장을 덮은 뒤, ‘우리는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지워왔는가?’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된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 초점 전환: 수감과 귀환 ‘사건’이 아닌 북한에서의 일상과 노년을 정면으로...
[사회/문화]
...국제사회에 직접 전했다. 그 자리에서, 이 책에 담긴 서사와 같은 기록들이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세계의 공감과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공동 저자인 정학명은 북한 체제의 지시에 따라 해외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의 해외 공작과 대외 통제의 실상을 생생히 드러낸다. 루나윤이 북한 내부의 억압 구조를 증언한다면, 정학명은 국경 너머로 뻗어 나간 공포의 촉수를 추적하며, 두 시선이 만나 입체적인 서사를 완성한다.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서 새로운 삶을 일구는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 여정 속에서 보여주신 ‘북향민’들의 강인함과 희망은 이 책의 가장 큰 힘이 되었다. 이 자리를 빌려, 모든 ‘북향민’이 성공적으로 정착해 만족스러운 삶을 누리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또한 이 책을 집어...
[정치/군사]
...지원군의 전투 의지는 애국심과 국제주의 정신으로 촉발되며, 이는 대개 신중국에 대한 만족감에서 시작해, 전쟁 발발로 인한 국내 반혁명 세력의 재등장에 대한 우려, 그리고 항미원조 투쟁과 보가위국의 필요성으로 이어지는 서사 구조를 따른다. 따라서 작품 도입부에서는 대다수가 해방된 농민 출신인 지원군들이 건국 이후 ‘새로운’ 중국에서 누리게 된 삶의 변화를 강조한다. 내 땅과 집을 가지게 되었으며, 가난 때문에 지주에게 팔려갔던 동생이 학교에 다니고 공장에서 일하게 되는 등 구중국과는 확연히 달라진 삶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낸다. 그러나 국경 너머 조선이 미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참혹하게 파괴된 모습을 보며, 그들은 다시 위기감에 사로잡힌다. 이러한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요소는 과거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다. 일본이...
[사회/문화]
...따라서 저자는 전쟁을 가해자와 피해자로만 구분할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층위의 전쟁기억을 인정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트라우마의 원인인 전쟁을 기억하되, 정의와 평화, 자유와 민주주의의 발전, 인권의 향상, 사회 구성원들의 성장을 재기억화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한국전쟁에 대한 기억을 화해적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사회학적 관점과 인문학적 관점을 혼합한다. 특히 전쟁의 보다 미시적인 측면으로 들어가기 위해 소설, 수기 등의 개인 서사를 많이 차용하고, 시, 노래, 영화, 연극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인용한다. 이 책은 한국전쟁이 개인의 삶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 살펴봄으로써 전쟁에서 지워지고 묻혀버린 ‘사람의 얼굴’을 찾고, 고통의 연대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사회/문화]
1945년 해방부터 2020년대 팬데믹까지, 한국 사회의 어제와 오늘을 소설로 엮어내다 ▶ 역사와 부산을 서사화하는 소설가 조갑상의 다섯 번째 단편집 『도항』 역사와 부산을 서사화하는 소설가라는 평가를 받아온 조갑상이 8년 만의 신작 소설집이자 다섯 번째 소설집인 『도항』을 출간했다. 조갑상 소설가는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래, 거대한 역사의 파도에 처한 개인들의 삶과 그 속에서 침묵을 강요당한 존재들을 뚜렷한 문장으로 복원해왔다. 이번 소설집 『도항』에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발표한 일곱 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었다. 1945년 우키시마호 침몰 사건을 다룬 「도항」, 1972년 유신헌법 국민투표를 둘러싼 이야기 「1972년의 교육」, 형제복지원 사건을 바탕으로 그곳에서 자행된 폭력을 고발하는...
[학술논문] 탈북작가 설송아의 ‘여성주의적’ 글쓰기와 북한의 장마당 자본주의
...초점을 맞추었다. 첫째, 설송아의 글에서 자본 축적의 욕망과 가부장적 저항은 분리되지 않으며, 이에 성공서사와 성장서사가 뒤섞여 있다. 둘째, 여성주의적 자각을 뚜렷하게 내세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설송아가 목표로 했던 성장(성공) 서사의 결말은 남성을 대체한 가부장적 권력의 성취로 나타난다. 성공과 성장이 뒤섞이며 여성 가부장이 등장하는 사태는, 여성주의가 궁극적으로 저항해야 하는 대상은 가부장제의 배후에서 위계를 생산하며 이를 권력 및 이익 창출의 기반으로 삼는 시장 체제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 글의 결론부에서는 ‘부(父)’에 머물지 않고 ‘집(家)’으로 향하는 문제의식, 즉 경제 발전론에 귀속된 삶의 조건을 그 근본부터 해체하는 탈성장 담론의 시각과 여성주의를 결합하는 작업이 필연적으로 요청된다는 점을...
[학위논문] 구술기록을 통한 DMZ 사라진 마을의 정체성과 문화콘텐츠 연구
...기억이 단순한 과거의 흔적이 아니라, 공동체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 세대와 세계 시민에게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전하는 문화적 자산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DMZ가 단순한 군사적 경계가 아니라 전쟁과 분단의 기억, 그리고 그 안에서 지워진 공동체의 삶과 장소의 서사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기억의 장소’임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리고 구시가지와 자연마을의 재현 과정에서는 주민들의 구술기록을 통해 개인의 생애 경험, 가족과 이웃의 관계, 일상적 삶의 층위, 마을의 전설과 풍수 신앙 등 집단기억의 구체적 내용을 복원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아카이브, 실감형 콘텐츠, 평화교육 자원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DMZ의 상흔과 가능성을 미래 세대와 세계 시민에게 전하는 문화적 자산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밝혔다...
[학위논문] 영북문학의 평화적 특성과 가치 연구
...바탕으로, 남북분단과 이산을 경험한 지역민과 실향민의 삶의 조건을 강하게 반영한다. 청호동(아바이마을)과 ‘갯배’와 같은 상징적 장소는 분단을 나타내는 강력한 문학적 모티프로 작용한다. 이성선 시인은 이산가족으로서의 경험을 생태적 조화로 승화시켜 설악산과 동해와 같은 자연 이미지를 통해 이산의 아픔과 재 생의 가능성을 형상화한다. 윤홍렬의 작품에서는 이산이 단순한 공간적 분리를 넘어 근원적 고 립과 상실의 정서로 심화되며 교육자로서의 시각이 전쟁 피해자 묘사에 윤리적 차원을 부여한 다. 이반의 문학은 무너진 가족과 공동체를 통해 실존적 고통을 묘사하면서, 종교적 틀을 활용 하여 화해와 구원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영북문학에서 이산의 현실은 외적 분단이나 피해자 서사를 초월한다. 세 작가는 사회적 역 사적 트라우마를...
[학술논문] 북한이탈주민 지체장애인의 남한 사회로의 삶의 여정에 관한 내러티브 탐구1)
본 연구는 북한이탈주민이자 지체장애인이라는 교차적 정체성을 지닌 이들의 삶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고, 그 의미를 서사적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Clandinin과 Connelly(2000) 가 제시한 3차원 내러티브 탐구(시간성, 사회성, 공간성) 분석 틀을 적용하였으며, 연구참여자 3명을 대상으로 생애사에 기반한 심층면담을 실시하고,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서사적으로 재구성하였다. 연구 결과, 참여자들은 북한에서의 구조적 억압과 비가시화, 탈북이라는 전환, 그리고 남한사회에서의 제도적 장벽과 낙인 속에서 주체적으로 자아를 재구성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들의삶은 ‘몸으로 써 내려간 여정’, ‘목소리로 외치는 여정’, ‘공간에 색을 칠하는 여정’, ‘이념을 넘어선갈망하는 실존의 공간’으로 나타났다...
[학술논문] 해방기 농민문학의 계몽주의적 이상과 농민 주체의 탈역사적 재현 양상 연구 - 이기영의 「개벽」(1946), 안회남의 「농민의 비애」(1948)를 중심으로 -
...못한 농촌을 봉건적 상태로 간주하고 농민을 근대적 인민으로 계몽하기 위한 문학의 창작을 강조한다. 그리고 ‘싸우는 농민’의 상을 중심으로 혁명적 로맨티시즘의 감정을 주조한다. 이기영의 「개벽」과 안회남의 「농민의 비애」는 봉건적 농민을 근대적 인민으로 전환하고자 했던 농민문학론의 계몽적 목표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것은 계몽주의적 농민 서사에 서술자의 의도를 위반하는 농민들의 모습이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토지개혁을 배경으로 하는 「개벽」의 논평적 서술자는 토지개혁으로 인한 대중들의 혼란과 불안의 감정들을 통제하고자 하는데, 이를 위해 희극적 정서를 활용한다. 토지개혁을 긍정하는 희극적 정서들은 가난한 농민을 인민의 대표로 변신시키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희극의 정서 속에서 농민위원이...